윤희숙, 최원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8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자 국민의힘은 누구를 대항마로 내세울지를 두고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재명 저격수’로 불린 윤희숙 전 의원이나 2012년 19대 총선 때 민주당 소속으로 계양을에서 당선된 최원식 전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윤상현 6·1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지도부 일각에서 윤희숙 전 의원 전략 공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윤희숙 전 의원은 지난 6일 “당에서 ‘네가 꼭 필요하니 나가라’고 하면 따르겠다”며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는 “(이 전 지사) 본인의 범죄 행위로 인한 정치적 위험은 수사부터 받고 깨끗이 혐의를 벗은 후에 선출직에 나오는 게 국민에 대한 기본적 도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 등 일부 지도부에선 “윤 전 의원의 출마로 계양을 보궐선거가 과도하게 부각되면 자칫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전체가 ‘이재명이냐 아니냐’의 구도로 갈 우려가 있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최원식 전 의원 공천 가능성도 있다. 최 전 의원은 1963년 인천 출생으로 인천 부평남초, 부평중, 부평고를 졸업한 ‘인천 토박이’다. 2012년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기 전까지 민주개혁 인천시민연대 정책위원장, 한국GM 노조 고문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 계양산 보존을 위한 100인 모임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국회에 입성해서는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인권위원장 등을 지냈다. 2016년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했고, 지난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 산하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을 맡았다.

최 전 의원은 이 전 지사와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운동권 출신인 최 전 의원이 사법연수원에서 학생운동 경력이 없는 이 전 지사의 ‘의식화’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 이 전 지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지역 연고가 없는 이 전 지사와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이 13일이라 경선을 하기엔 시간이 촉박해 경선 없는 단수 공천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이번 보궐선거에 계양을에서 도전하는 사람은 그게 누구더라도 1년 10개월 뒤에 치러지는 22대 총선에서도 동일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을 확답해야 한다”며 “그 약속을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는 사람은 제 이름으로 공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