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엄창옥

한때 무투표 당선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대구시교육감 선거가 양자 대결 구도가 됐다. 재선을 목표로 한 보수 성향의 강은희(58) 현 대구시교육감에게 맞서 진보 성향의 엄창옥(64)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칼을 빼 든 것이다. 전교조 등 단체들이 “강 교육감의 독주는 막아야 한다”며 엄 교수를 추대한 결과다.

12일 강은희 후보는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6·1 지방선거 대구시교육감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앞서 전날 강 후보는 대구시교육청에서 “(교육감 임기) 1413일 중 815일을 코로나로 힘들었지만 대구 아이들의 중단 없는 배움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또 다른 4년을 통해 아이 중심, 교실 중심의 대구 교육을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경북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대구와 경북 봉화 등지에서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이후 IT 사업에 매진하다 지난 2012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 2018년엔 40.7%를 득표해 대구시교육청 제10대 교육감에 당선됐다.

강 후보는 국제 기관이 만든 토론·발표 중심 수업인 IB(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 도입과 무상 급식, 무상 교복, 고교 무상교육 등을 그동안 올린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IB·경제 및 금융교육과 인성 교육 확대, 사립유치원 무상 교육 확대, 학부모들을 돕는 ‘학부모 원스톱 지원 센터’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같은 날 엄창옥 후보가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에서 지지자 40여 명과 함께 출마를 선언했다. 엄 후보는 “협력하고 공감하는 학생들을 길러내는 새로운 교육을 원하는 대구 시민들이 저를 이 자리로 불러냈다”고 했다.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엄 후보는 시민 단체인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 단장 등을 지내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 모임’ 이사와 노동운동가 전태일을 기리는 ‘전태일의 친구들’ 이사를 맡고 있다.

엄 후보는 대구 시민이 참여해 교육에 관한 논의를 하는 ‘대구교육위원회’,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학습지원센터’, 교사의 업무량을 줄여 교육에 전념하도록 돕는 ‘학교업무지원센터’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두 후보는 조만간 세부 공약과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오는 19일부터 선거 유세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