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정기명, 오하근, 우승희

내달 1일 치르는 전남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여수·순천·영암·강진 현역 단체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패배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강진은 뒤늦게 금품 살포 의혹이 불거져 현역 군수를 꺾은 후보의 자격이 박탈돼 민주당의 불공천 지역이 됐다. 전남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라 민주당 공천권을 따낸 후보들이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수시장 후보 경선에선 정기명(59) 후보가 재선에 나선 권오봉(62)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다. 정 후보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야기된 지역의 분열과 주민 간 갈등은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며 “여수가 자치 시대 변화의 모범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주철현 여수갑 국회의원의 최측근 인사로 ‘여수 토박이 변호사’다. ‘민원 해결사’ ‘여수를 가장 잘 아는 일꾼’을 내세워 선거에 나섰다. 여수시장 선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를 비롯해 무소속 후보 2명이 출사표를 내 4자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현역 권오봉 시장이 낙마함에 따라 여수는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제도 도입 이후 재선 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한 진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순천은 오하근(53) 후보가 예상을 깨고 현역 시장인 허석(57)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오 후보는 지난 3월 순천시장 출마를 위해 전남도의회 의원직을 사퇴했다. 오 후보는 12일 “경선에 참여한 모든 후보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 화합과 통합의 순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시장 선거는 노관규(62) 전 시장이 무소속 출마하면서 판세가 안갯속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노 후보는 지난 10일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다”고 밝혔다.

권리당원 이중 투표 논란이 제기됐던 영암군수 경선에서는 우승희(49) 후보가 현역 영암군수 전동평(60) 후보를 꺾었다.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우 후보와 맞설 거물급 대항마는 없는 상황이다. 강진은 전남에서 민주당의 유일한 불공천 지역이 됐다. 민주당 비대위는 지난 11일 긴급 회의에서 금품 살포 의혹이 제기된 강진군수 선거구에 공천을 하지 않기로 확정하고, 현역 강진군수 이승옥(66) 후보를 누른 강진원(63) 후보 공천을 무효화했다. 강진 군수를 지낸 강 후보와 이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했다. 전·현직 군수 간 무소속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