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43%, 더불어민주당이 29%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민주당 지지율이 30% 밑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해 4주째 40%를 넘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월 셋째 주 주간 정례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3%, 민주당 29%, 정의당 4%로 집계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2%포인트씩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5월 첫째 주 41%였으나, 지난주 10%포인트 폭락해 31%가 됐고, 2주 연속 하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에 있어 당 지지율 30%는 사실상 마지노선 역할을 해왔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논란이 불붙었던 2016년 11월 이후 30% 선이 깨진 적이 거의 없다. 지난해 11월 셋째 주(29%)에 5년 만에 30% 선이 깨졌는데, 이는 겨울철 코로나 폭증과 요소수 부족 사태, 대장동 의혹, 종부세 급등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생긴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흥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이 국민의힘 쪽으로 쏠릴 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30% 선 붕괴는 지난해 11월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평가다. 당시엔 코로나, 요소수 사태 등 외부 환경의 요인이 있었지만, 이번엔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장덕현 연구위원은 “야당인데 인사 청문회에서 제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이 공감을 얻지 못한 것 같다”며 “여기에 성 추문이 연속해 나오면서 지지율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온건파 의원들은 강경파를 향해 “검수완박 하면 지지층 결집으로 지지율 올라간다더니 어떻게 된 거냐”고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국민의힘은 43% 민주당은 31%, 인천·경기에선 국민의힘 42%, 민주당 33%였다. 특히 대전·세종·충청에서 국민의힘 50%, 민주당 13%로 격차가 컸다. 민주당의 충청권 지지율은 일주일 새 17%포인트나 폭락했다. 이는 충남 천안을을 지역구로 둔 박완주 의원이 성비위로 제명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여파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의 의뢰로 지난 17~18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지사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는 46.0%로 김동연 후보(38.5%)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가 각각 41.8%, 42.4%로 초박빙 양상이었다.
민주당 지지율이 빠졌지만 국민의힘 지지율도 큰 변화가 없었다. 5월 들어 무당층만 늘고(7%포인트) 있는 상태다. 장 연구위원은 “40%대 지지율은 보통 새 정부 출범 후 여당의 기본 지지율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첫 출범 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지지율은 41%였고,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민주당 지지율은 50%에 달했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가까운 민주당 선대위 인사는 “예상했던 대로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국민의힘이 컨벤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선거운동 분위기를 끌어올려 다음 주에는 최대한 격차를 좁힐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아직은 ‘기대감’만으로 오른 허수 지지율”이라며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 주까지 추경안을 통과 시켜서 실적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