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인 조응천 의원이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두고 “대선 때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건 안 되는 거다 얘기했었다”며 “그 몇 달 사이에 그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조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 때 송영길 당시 대표가 (김포공항 이전을) 무지하게 밀었고, 이 후보가 상당히 관심이 있었다”며 “제가 국토위 간사인데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거 안 되는 거다 얘기했었다”고 했다.
조 의원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우선 대도시에는 지금 대체공항을 만드는 추세다. 큰 공항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공항으로 이착륙 회항을 시킨다”고 했다. 서울 같은 대도시는 오히려 김포공항과 같은 대체공항을 만드는 추세라는 것이다.
조 의원은 또 “슬롯이라고 해서 비행기 뜨고 내리는 횟수인데, 우리나라 북쪽에는 북한이 있어서 인천공항은 북쪽 슬롯을 사용하지 못한다. 게다가 군사 공격이 굉장히 많다”며 “그래서 슬롯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이 현재는 없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중앙당 차원에서 공감한 공약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아는 한 그렇다”고 답했다.
이 후보가 지난 27일 토론회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주장한 뒤 제주 민심에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는 29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포공항 이전은 국토교통부 공항개발종합계획에 포함돼야 가능하고, 인천국제공항은 제5활주로를 건설한다고 하더라도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역과 슬롯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 셈이다.
반면 이 후보 측은 “김포공항의 제주노선 기능은 인천공항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고, SOC(사회간접자본) 확충으로 제주 접근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KTX 제주노선을 연결해 제주까지 고속철을 타고 가면 제주 여행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앙당의 공약이 아니고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