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경기도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직전 도지사를 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 전 지사의 지지율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5.3%포인트 더 높게 나온 지역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17곳 광역단체장 중 어느 당이 과반을 차지하느냐 못지않게 경기지사직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이 좌우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경기 성남 분당 야탑동에서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신상진 성남시장 후보, 안철수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합동 유세를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은혜 후보가 윤 대통령의 측근인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며 경기도 발전을 위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가장 믿고 아끼는 김은혜 후보가 당선되면 중앙정부와 경기도 정부가 힘을 합해서 새로운 경기특별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은 “김 후보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중 최고 윤핵관”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경제부총리 출신인 민주당 김동연 후보를 겨냥해 “기재부에서 같이 근무를 많이 해봐서 잘 안다. 이분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양지만 계속 좇아다니는 ‘꿀만 빨고 다닌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은 경기도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은혜 후보는 이날 유세 연단에 남편인 유형동 변호사를 불러 올렸다. 남편 재산 축소 신고 논란이 불거지자 남편을 공개 석상에 내보이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등에 ‘남편’이라고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은 유 변호사가 연단에 오르자 김 후보는 “며칠 전에 제게 ‘법인카드 안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재명 전 지사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서 가장 집중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경기도”라며 “경기지사 승리가 이번 지방선거 승리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마지막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경기를 포함한 경합 지역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최소한 우리 지역의 차세대 인물들은 살려달라”며 “강원도 특별법의 주인공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 황당한 정치 공작을 이겨내고 있는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실력과 도덕성에서 우위인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가 반드시 살려주셔야 할 대표적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여러분의 유능한 단체장이자 강력한 차기 주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도 국민 여러분의 실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민주당을 대표해 나선 경기지사 후보로서 저부터 통렬한 반성과 깊은 성찰을 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지방선거 전반적인 판세가 불리하다고 판단해 당과 후보 모두 ‘읍소 전략’을 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은혜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김은혜 후보는 이미 채용 청탁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고 가짜 경기맘 논란으로 진짜 경기맘들을 박탈감에 빠지게 했다”며 “마침내 재산 축소 신고로 선관위에도 꼬리가 잡혔다. 국민으로부터 삼진아웃 판정을 받은 후보”라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저렇게 흠집 많고, 말을 바꾸고, 재산 축소 신고하고, 대기업 입사 청탁 비리를 저지른 후보와 제가 박빙이라고 한다. 너무나 참담하고 자괴감이 든다”며 “아무리 대통령이 직접 내리꽂은 특권층의 대변자라도, 집권 여당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지원해줘도, 국민의 뜻에 어긋나면 소용없다는 당연한 진리가 살아있음을 보여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