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관광산업 피해를 우려하는 제주 지역뿐 아니라 서울·경기 지역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왜 갑자기 김포공항을 건드리냐” “현실성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7일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에서 정책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30일 라디오에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중앙당 공약이 아니다”라며 “해당 지역 후보들이 득표율이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내놓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포공항 이전은 한 개 지역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조응천 의원도 라디오에서 “대선 때 송 후보가 무지하게 밀었고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관심이 있던 것”이라며 “제가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거는 안 되는 것이라고 그때(대선 때) 얘기했다”고 했다. 김포공항 국내선 기능이 이전하는 인천공항의 ‘슬롯(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횟수)’ 부족 문제를 고려하면 현실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서울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선거 앞두고 김포공항 이전하겠다고 하는 주장 자체가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안 좋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강북 사는 주민들은 김포공항이 사라지면 불편이 크다”고 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당내 다른 후보 정책·공약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국환 성남시장 후보는 “성남공항 이전을 오래전부터 주장했는데, 문제는 실천력”이라며 “미군은 다 평택으로 갔고, 대통령은 김포공항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김포공항을 지역구로 둔 진성준(서울 강서을) 의원은 김포공항을 활성화해 강서구를 경제 관문 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