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출구조사에서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지역에서 열세로 예측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개표상황실에서 결과를 지켜보던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10분 만에 가장 먼저 자리를 떴고 취재진의 물음에도 일절 답하지 않았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를 1일 오후 7시30분 발표했다. 이 위원장과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이를 시청했고 결과를 확인하고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했다.
출구조사 결과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은 4곳, 국민의힘은 10곳에서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곳은 경합이다. 민주당이 앞선 곳은 텃밭인 광주(강기정), 전남(김영록), 전북(김관영)과 제주다.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48.8%)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49.4%)가 초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 상황실은 정적이 감돌았다. 이 위원장과 박 위원장 등은 앞서 개표방송 시청을 위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으나, 찬물을 부은 듯 아무런 말 없이 TV 화면만을 바라봤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송영길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18.5%포인트 차이로 뒤진다는 결과에 이 위원장은 한숨을 들이쉬기도 했다.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박 위원장은 강원지사 선거에서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실망한 표정을 보였다. 뒤이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 위원장이 앞선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장내는 여전히 조용했다.
급기야 방송을 보던 지도부는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오후 7시40분. 출구조사 발표 10분 만에 가장 먼저 일어선 건 이 위원장이었다. 그는 출구조사를 본 소감,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 말에 답하지 않은 채 상황실을 떠났다.
이어 윤 위원장이 “투표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고 개표를 계속 지켜보겠다”며 자리를 옮겼다. 박 원내대표도 “최종 결과가 나오면 당 차원에서 지도부가 상의해 입장을 내지 않겠나”라며 현장을 떠났다. 박 위원장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안 좋게 나왔다”며 실망감을 내비친 뒤 오후 7시55분쯤 상황실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