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다. 17개 시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전국에서 약 53%의 득표율을 얻은 반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득표율은 약 43%에 그쳤다. 대통령선거 당시 0.73%포인트(P) 차이였던 양당 간 격차가 석달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1일)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진 지방선거에 총 2256만572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전국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광주광역시, 경기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 등 5곳을 제외한 12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국에서 국민의힘 시도지사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이날 9시 기준 개표율 99.99% 상황에서 총 1197만3180명(53.06%)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 975만550명(43.21%)을 크게 앞섰다. 득표율 격차는 9.85%포인트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득표율 격차는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득표율과 비교해 괄목할만한 변화다. 지난 3월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 대통령은 48.56%의 득표율을 얻어 승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후보(47.83%)와의 격차는 단 0.73%포인트로 헌정사상 최소 득표율 차이였다.
지역별 득표율도 크게 달라졌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 50.56%, 이 후보 45.7%의 득표율로 접전 양상을 보였던 서울은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59.05%의 표를 몰아줬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39.23%에 그쳤다.
대구도 표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이 후보는 대선 당시 대구에서 21.6%의 득표율을 얻었지만 이번 선거에 출마한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17.97% 득표율을 얻었다. 20%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는 78.75%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투표했던 인천도 판도가 바뀌었다.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51.76%의 득표율을 얻어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44.55%)를 상대로 승리했다. 인천의 지난 대선 득표율은 윤 대통령(47.05%)보다 이 후보(48.91%)가 앞섰다.
여러 정치평론가가 공통적으로 ‘민주당 반성과 혁신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대선 패배에도 반성과 혁신없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을 무리하게 통과시킨 민주당의 독선적인 모습을 심판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또 민주당이 만든 ‘임대차 3법’으로 피해를 본 지지자들의 표가 이탈하면서 지난 대선 때 강하게 작용했던 진영논리가 약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초반 청와대 용산 이전으로 불통 논란을 빚었지만 결과적으로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여론이 좋아졌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통합의 모습을 보인 것도 지지율 상승 원인”이라고 했다.
이어 “결정적인 원인은 대선 패배 후 반성과 혁신이 없었던 민주당의 자충수”라며 “대선을 지휘했던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 대표에서 물러난 송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이 후보가 인천 지역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등 명분없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다 ‘검수완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모습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 민주당이 참패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