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25곳 중 17곳에서 승리했다. 흥미로운 점은 민주당 구청장 후보가 당선된 8곳에서도 오 당선인에게 표를 던진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당선인은 59.05%의 득표율을 기록해 송 후보(39.23%)를 19.82%포인트 차로 앞섰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종로, 중구, 용산, 광진, 동대문, 도봉 등 17곳에서 승리했다. 2018년 서초구 1곳에서만 구청장을 배출했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민주당은 성동, 중랑, 성북, 강북, 노원, 은평, 금천, 관악 지역을 지켰다.
그러나 구청장 득표율과 시장 득표율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57.6%의 득표율(7만9786표)로 성동구청장에 당선됐는데, 이 지역의 오 당선인 득표율은 60.9%(8만4320표)다.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되긴 했지만,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찍은 표가 더 많다.
중랑, 성북, 강북 등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된 다른 지역에서도 오 당선인 득표율은 과반을 넘은 반면 송 후보의 득표율은 40%대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전체 구도를 책임져야 하는 중앙당이나 선거 지휘부가 후보 선택이나 구도를 확정하고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당 대표였던 송 후보가 서울시장에 나왔는데, 서울에서 송 후보가 얻은 표와 구청장들이 얻은 표, 시의원과 구의원들이 얻은 표가 다 제각각”이라며 “서울시장을 찍고 (구청장과 시의원까지) 줄줄이 표를 찍을 줄 알았더니 서울시장은 안 찍고 구청장은 찍고, 민주당 후보를 찾아 찍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면 민주당 지지층이 똘똘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선거 지휘부가) 판단했는데 그 부분에서도 실책,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박 의원은 “회초리가 아니라 야구방망이로 맞은 느낌”이라며 “이재명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 위원장) 본인도 무한 책임을 얘기했기 때문에 당 혁신을 이야기할 때 이 위원장이 민주당 혁신의 주체인지 아니면 오히려 쇄신의 대상인지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