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의 17개 광역단체장 선거는 12곳의 당선을 확정지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결론 났다. 유권자들은 출범한 지 20여 일 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지방 권력이 보수 우세로 교체되는 것이다.
전국 개표율 99% 완료된 2일 오전 8시 기준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서울과 인천, 충남, 충북, 강원, 영남권 5곳 등 12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호남권 3곳, 제주에 최고 접전 지역이었던 경기를 더해 5곳에서 승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4곳을 석권하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곳, 무소속이 1곳에 그쳤던 것과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서울은 국민의힘 오세훈(59%) 후보가 민주당 송영길(39.2%) 후보에게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내며 첫 서울시장 4선 고지에 올랐다. 인천에서는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민주당 박남춘 후보를 상대로 시장직을 탈환했다.
아울러 충북 김영환, 충남 김태흠, 세종 최민호, 대전 이장우 등 충청권 4곳도 국민의힘이 모두 석권했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 홍준표, 경북 이철우, 부산 박형준, 울산 김두겸, 경남 박완수, 강원 김진태 후보도 승리했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과 제주를 빼고 광역단체장 전패 위기에 몰렸지만 경기지사 김동연 후보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김동연 후보는 2일 오전 5시 32분쯤 처음 역전한 뒤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오전 7시 4분쯤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 밖에 광주 강기정, 전남 김영록, 전북 김관영, 제주 오영훈 후보가 승리했다.
226명을 뽑는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145곳에서 앞서 민주당(63곳)에 두 배 이상 앞섰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151곳에서 승리해 전체의 67%를 차지했고, 자유한국당은 53석(23%)에 그쳤다.
광역의회 역시 국민의힘 482명, 민주당 271명으로 국민의힘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다만 기초의회에선 민주당 1184명, 국민의힘 1179명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7곳 중에서는 민주당이 2곳, 국민의힘이 5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국민의힘이 17개 시·도 가운데 과반이 넘는 12곳에서 승리한 것은 유권자들이 ‘정권 안정론’에 힘을 실어준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지방권력 상당수를 되찾아오게 되면서 의회권력에서의 열세를 보완하며 향후 정국 주도권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2연패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당분간 패배 책임론과 쇄신 방향을 놓고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