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단 8000여표 차이로 승리하자 5만여표를 가져간 무소속 강용석 후보를 향한 여권 지지자들의 원성이 나왔다. 이와 관련 강 후보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세의 대표는 “저라도 사죄의 말씀을 올려야 할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일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어젯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자고 일어났더니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져서 제가 너무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저는 (강 후보와 김은혜 후보의) 무조건적인 단일화를 추진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저는 김은혜 캠프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과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며 협상이 결렬된 뒷얘기를 전했다.
김은혜 캠프 측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강용석과 단일화를 반대하기 때문에 무조건 이준석 모르게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돈이나 인사 요구 하나 없이 오로지 강용석의 명예회복만을 내세운 단일화 협상, 그 누가 반대할 이유는 없었지만 김은혜 캠프 역시 이준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담했다”고 했다.
그는 “결국 고민 끝에 큰 결심을 했다”며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26분 김은혜 캠프 핵심 관계자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김은혜 후보 유세차에 올라 지지 연설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김은혜 캠프 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다음날 오전 “김은혜 후보는 기쁜 마음으로 찬성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유세 일정을 짜는 담당자가 김 대표에게 유세 시간을 줄 여유가 없다고 한다”는 연락이 왔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김 대표는 “김은혜 캠프 핵심 관계자 역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며 “국민의힘에도 자기 밥그릇 챙기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이준석 몰래 단일화 협상이 이뤄지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은혜‧김동연 대결이 초박빙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단일화를 위해, 강용석 캠프와의 결별을 선언해가면서까지 열심히 싸웠다”며 “제가 추켜세웠던 사람들이 제 등 뒤에 칼을 꽂았다. 제가 덕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사죄의 말을 하지 않고 있기에 저라도 먼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죄송하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는 282만7593표(49.06%)를 얻어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281만8680표(48.91%)를 얻은 김은혜 후보와 불과 8913표 차이다. 3위 강 후보는 5만4758표를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