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 결과 서울시의회도 국민의힘 위주로 새 판이 짜여졌다. 서울시의원 당선인 112명 중 76명이 국민의힘 소속(지역구 70명, 비례대표 6명)으로, 시의회 권력이 여대야소로 재편된 것이다. 네 번째 임기를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운영에도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국민의힘은 17개 광역의회 중 부산·인천·강원·경남 등 10곳에서 다수당으로 거듭났다. 국민의힘은 “중앙과 지방정부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의원 선거에서 총 76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반면 민주당은 36명에 그쳤다. 4년 전 110명 중 민주당 소속 의원이 102명(92.7%)에 달하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6명에 불과했던 것과는 180도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야세(野勢)가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도봉·동대문·동작·영등포구 등에서도 의석을 ‘싹쓸이’하며 선전했다. 총 11석이 걸려있는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에서도 국민의힘(53.99%)이 민주당(40.98%)을 압도했다. 민주당은 12년 만에 다수당의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 다수당이 되고, 구청장도 25곳 중 17곳을 차지하면서 오 시장의 역점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4월 취임 후 ▲시민 단체에 대한 보조금 삭감 ▲친(親)민주당 성향이라 비판받는 교통방송(TBS) 개편 ▲취약 계층을 위한 교육 플랫폼 ‘서울런’ 등을 추진했지만 시의회의 반대에 막혀 번번이 좌절됐다. 오 시장이 이번 선거 유세 동안 “시의회를 절대 과반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만들어진 상징 브랜드 ‘아이 서울 유(I SEOUL YOU)’ 변경 작업 등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78석씩 얻으며 도의회를 양분하게 됐다. 양당이 같은 의석수를 차지한 것은 도의회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도지사 후보 득표율 차이(0.15% 포인트)처럼 양분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4년 전에는 민주당이 135석을 차지해 자유한국당(4석)을 압도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경기 북부와 동남권에서 약진하면서 도의회 지형이 완전히 달라지게 됐다. 이 때문에 여야 대립이 있을 경우 김동연 당선인의 도정(道政)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적으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당선인 통계를 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총 872명의 광역의원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이 540명(61.92%)으로 322명에 그친 민주당(36.9%)을 압도했다. 4년 전 자유한국당이 전체의 16.5%인 137석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하다. 그 결과 국민의힘은 17개 시도의회 중 10곳에서 다수당이 됐다. 부산(45 대 2), 충남 (36 대 12), 경남(60 대 4) 등에서 민주당을 압도했다. 특히 22석 중 21석이 민주당이었던 대전시의회에서는 국민의힘이 18석을 차지했는데, 현역 시의원들이 단 한 명도 생환하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총 2987명이 당선된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1435명(48.04%), 민주당 1348명(45.12%)으로 ‘반반 구도’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