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작년 12월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으로 함께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1일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당원과 지지자, 국민이 하나 될 수 있는 공정한 공천 관리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인사들도 ‘비명횡사’ 공천 논란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스마트폰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문자에는 "김부겸 전 총리는 금일 임채정,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과 최근 이재명 대표의 불공정한 공천에 대한 강력한 유감 표시와 공정한 공천을 촉구할 계획이다"며 "정세균 전 총리는 참석은 못하지만 뜻을 같이한다"고 적혀 있다. 2024.2.21/뉴스1

정·김 전 총리는 이날 입장문을 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은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대표가 여러 번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민주당 출신 전직 총리와 국회의장이 이날 함께 입장을 내려 했다가, 논의 후 각자 따로 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김 전 총리는 “지금처럼 공천 과정에서 당이 사분오열되고 서로 신뢰를 잃게 되면, 국민의 마음도 잃게 된다”며 “국민의 마음을 잃으면 입법부까지 윤석열 정부에 넘겨주게 된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가 작년 12월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모습. /뉴스1

이어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이익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당이 투명하고 공정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천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우리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자 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 또한 총선 승리에 기여하는 역할을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경선에서 최대 30% 감점을 받는 현역 평가 하위 20% 의원에 친문·비명 의원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탈당한 데 이어 박용진, 윤영찬, 송갑석, 박영순, 김한정 의원 등이 잇달아 자신이 하위 20%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직접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