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이 이번 총선에서 울산 북구 지역구 후보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울산 북구 현역 의원은 민주당의 재선 이상헌 의원이다. 민주당이 진보당의 ‘야권 비례 위성정당’ 참여를 대가로 사실상 지역구 하나를 내준 것이다. 진보당은 헌법재판소가 해산 명령을 내렸던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이상헌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당으로부터 아무 얘기도 들은 게 없는데 지역구 단일화에 합의했다는 발표를 접했다”며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다. 입장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은 이날 오전 ‘선거연합을 위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민주당에서 민주연합추진단장을 맡은 박홍근 의원, 진보당의 윤희숙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새진보연합 용혜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각각 서명했다.
이들은 다음달 3일 민주개혁진보연합(가칭)을 창당해 비례대표 선거에 임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현행 선거제를 유지하는 대신 만들겠다고 한 야권 위성정당이 출범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위성정당에 진보당과 새진보연합이 추천하는 비례 후보자 3인을 추천받아 비례 명부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진보당과 새진보연합이 추천하는 후보 외에 4인의 비례대표를 국민후보로 추천받겠다고도 했다. 국민후보 공모와 심사는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추천한 인사들이 독립적인 심사위원회를 두고 뽑겠다고 했다.
연합정치시민회의에는 윤석열 정권 퇴진을 비롯해 과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제주 해군기지 반대’ 등 시위를 주도한 박석운씨, 이적 단체로 규정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에서 활동한 조성우씨,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참여한 진영종씨 등이 속해있다.
민주당 등은 이날 비례 순번 배치는 “상호 호혜 원칙 하에 번갈아가면서 배치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4개 그룹이 추천하는 후보들이 번갈아 배치되면, 당선권인 20번 안에 진보당과 새진보연합,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추천한 인사들은 모두 들어오게 된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위성정당으로 인해 좌파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민주당은 진보당, 새진보연합과 전국의 모든 지역구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통해 지역구 후보 단일화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단, 진보당과 단일화에서는 호남과 대구·경북 지역은 예외지역으로 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