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 평가 하위 20%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것에 대해, 당 인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 같다”는 해석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두 번째로 표결에 부쳐졌을 때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는데, 그 직후에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다면 평가가 이뤄진 결과 비명계가 불이익을 받았다는 해석이다.
김 의원은 23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의원 평가에는 크게 세 덩어리가 있는데 의정 활동 평가, 당 기여도 평가, 지역 활동 평가가 있다. 이 세 덩어리에 일종의 상대평가가 들어가 있다. 의정 활동 평가에는 의원들이 선수(選數)별로 하는 다면 평가가, 당 기여도 평가에는 당직자들이 하는 평가, 지역 활동 평가에는 권리당원과 주민들이 하는 평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9월 말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당에서 서른 분 정도가 가결표를 던졌고, 열 분 정도는 기권·무효표를 던지지 않았느냐. 그 이후인 11월에 권리당원과 주민들이 (다면 평가) 여론조사에 응했고, 이런 요소들이 평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이뤄져, 어느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민주당 당원들과 주민들이 비명계 의원들에 대해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을 것 같다고 추측해 부정적인 평가를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진행자가 “결국 친명이냐, 비명이냐 하는 부분이 (의원 평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의원은 “작년 11월에 (다른 의원들에 대한) 다면 평가서가 와서 제가 알아서 평가를 했다”며, “그 시기에 저는 어떤 마음으로 평가를 했을지를 되돌아봤다”고 해다. 김 의원 본인도 다른 의원들에 대해 사실상 친명이냐, 반명이냐의 기준에 따라 마음을 달리해 평가를 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각 의원들에 대한 다면 평가 결과를 미리 봤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다면 평가는 작년 말까지 거의 다 이뤄지고, (결과지가) 밀봉된다. 밀봉된 것은 공천관리위원장과 당대표에게만 전달된다. 당대표가 그것을 봤을 수 있다”고 했다.
전날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의원 평가 구성을 설명하던 도중 웃음을 터뜨리며 “동료 의원 평가를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 여러분도 아마 짐작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이 어디까지 합법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당대표가 그 자료는 한번 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자신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과 밀실에서 공천을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김 의원은 “제가 인재위 간사를 맡고 있고 인재위 위원장이 이 대표인데, 제가 어떤 사람을 영입해서 어떻게 배치할지에 관해 이 대표와 회의를 한 적은 있지만, 밀실에서 공천 회의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비명계 의원 다수가 실질적으로 컷오프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시스템 경선 과정에서 생긴 그 시기 민심의 반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