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충남 서산·태안 지역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선거구가 만들어진 이후, 두 차례를 제외하곤 보수 계열 후보가 당선됐다. 조 전 비서관은 19대·19대 재보궐·20대·21대 총선에 내리 도전했으나 번번이 패했다. 그는 이번에도 서산·태안 후보로 단수 공천됐고, 오는 4·10 총선에서 이곳 현역 재선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세 번째 맞대결을 한다. 조 전 비서관은 대학(연세대)에서 학생운동을 했고, 졸업 후에는 민예총(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에서 문화운동을 했다. 노무현 정부 시기 이창동·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던 그는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학생주임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충남 서산·태안에서의 5번째 도전이다.
“이곳은 아직까지 자민련 세력이 남아있는 곳이라 보수세가 강하지만,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험지’에서 탈출하느냐 못 하느냐의 깔딱 고개 같은 선거라고 본다. 제일 큰 건 경제 문제다. 물가가 너무 올랐지만, 소득은 퇴보한 상태가 계속되니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나 있다. 옛날에 데모할 때처럼 돌을 들거나 탄핵할 때처럼 촛불을 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선거가 다가오니 표의 위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험지에서 양지로 옮기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은 안 했나.
“태안에서 태어났고, 서산에서 초·중·고를 다녔다. 이곳이 제 고향이고, 저를 위해 자기 돈 쓰고, 자기 시간 버리면서 도와주신 분들이 있다. (국회의원을) 안 하면 안 했지 어떻게 지역구를 옮기겠나. 배지 한 번 다는 것보다 의리가 더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때 의전비서관·제1부속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현 정부는 경제는 물론 국민 안전, 외교, 평화·안보 등 문제에서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퇴보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독일·덴마크 순방을 나흘 전에 취소한다고 발표한 건 충격적이다. 우리가 무슨 배짱으로 독일 같은 나라에 그렇게 함부로 하나.”
-민주당 안에서도 문재인 정부 실정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의견이 있다.
“문재인 정부 공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과, 문재인 정부 실정(失政)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건 다른 얘기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양극화나 구조적 격차 해소 문제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고, 검찰 개혁이 미완으로 끝났다는 지지층의 불만을 샀다.”
-민주당이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우리 당 다선 중진 의원들의 헌신, 자기희생, 후배들 길 터주기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다른 총선과 비교했을 때 친명·비명을 떠나 다선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험지 출마를 하는 모습이 유난히 드러나지 않았다. 현재 4선 이상 의원들은 모두 (용퇴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국회 입성한다면 하고 싶은 일은.
“지역 소멸 문제가 심각해 수도권과 지방이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또, 정치에 혐오와 차별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병든 측면이 있다. 특히 유튜브가 문제인데, 돈 때문에 더 자극적이고 센 발언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주목을 받게 되는 구조, 이런 게 우리 정치의 트렌드가 돼선 안 된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합이기 때문에 품격 있고 따뜻하게 통합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