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민의힘이 지역구 26곳의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일부 지역구에서 4명의 현역 의원들이 처음으로 공천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나왔지만 여전히 기존 현역 의원들의 경선 강세 기조는 이어졌다. 비례 조수진 의원을 제외하면 이날 경선 결과를 받아든 지역구 현역 18명 의원 중 김용판(대구 달서병)·이주환(부산 연제)·전봉민(부산 수영) 의원 등 3명만 탈락했다.
부산 수영구에서는 30대 원외 예비후보였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현역인 전봉민 의원을 눌러 공천을 받게 됐다. 장 전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선택을 받았다는 게 너무나 감격스럽고 수영구를 발판으로 부산 모든 의석을 석권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우리당 30대를 대표하는 저와 40대를 대표하는 구자룡 비대위원이 경선에서 승리했으니 국민의힘 공천 개혁이 이뤄지고 있고 감동적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서울 양천갑에서는 40대의 구자룡 비상대책위원이 비례 현역인 조수진 전 최고위원을 이겼다. 구 비대위원은 “처음 인재 영입 됐을때 제가 하나가 아니라고 느꼈다. 제 여정을 제가 선택한다고 생각 안한다”며 “저에게 본선까지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부산 연제구에서는 김희정 전 의원이 이 지역 현역인 이주환 의원을 이기면서 이 의원도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됐다. ‘텃밭’ TK(대구·경북)에서도 물갈이가 나왔다. 대구 달서병의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현역인 김용판 의원을 경선에서 눌렀다. 이날 경선에서 이렇게 4명의 현역 의원들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나머지 현역 의원들의 강세는 여전히 이어졌다. 울산 남구을에서는 김기현 전 대표가 박맹우 전 울산시장을 경선에서 이기고 5선에 도전하게 됐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승리하면서 6선을 바라보게 됐다.
부산 금정구에서는 백종헌 의원이, 부산 진구을에서는 이헌승 의원이, 대구 북구을에서는 김승수 의원이, 대구 서구에서는 김상훈 의원이 각각 경선에서 이기며 지역구를 수성했다. 경북 포항시 북구의 김정재 의원 역시 경선에서 이기며 3선에 도전하게 됐다. 울산 울주군에서는 서범수 의원이, 경북 경주에서는 김석기 의원이 각각 승리했다. 경북 구미갑에서는 김기현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구자근 의원이 김찬영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이겼다. 경북 김천에서는 송언석 의원이, 경북 상주·문경에서는 임이자 의원이 각각 이변 없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관심을 끌었던 경기 분당을에서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김민수 당 대변인을 경선에서 이겼다. 서울 송파병에서는 김근식 전 당협위원장이 김성용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경선에서 이겼다.
결선 투표 지역구도 나왔다. 2인 이상 경선에서 1위 득표자가 과반을 넘기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결선을 한다. 부산 동래구의 김희곤 의원은 서지영 전 청와대 행정관과 경선 결선을 하게 됐다. 경북 포항·남·울릉에서는 현역 김병욱 의원과 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결선 투표를 하게 됐다. 대구 중구·남구에서는 임병헌 의원이 도태우 전 자유변호사협회장과 결선을 치른다.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는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승리했다. 서 전 차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을 여론 조작에 동원한 혐의로 유죄를 받았으나 지난 6일 설 특사에서 사면을 받았는데 사면 발표 전에 국민의힘에 비공개 공천 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밖에 세종시을에서는 이준배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이, 대전 대덕구에서는 박경호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부위원장이, 대전 유성갑에서는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이, 경기 광주시을에서는 황명주 전 당협위원장이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생각보다 현역들이 방어를 많이 했다”고 했고, 이철규 공관위원은 “선거는 이겨야 한다. (현역 의원) 교체만이 답이 아니다. 제일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