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9일 공언했던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에 대한 국회 재표결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애초 민주당은 공천에서 탈락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표를 합해 특검법을 다시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정치권에서는 공천 논란으로 인해 오히려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의원총회에서 “내일 쌍특검(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법안)을 표결하겠다고 자기들 입으로 공개적으로 이야기 해놓고서 (의총 직전에) 안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무슨 이런 정치가 있느냐.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좌중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웃음이 나왔다. 표면적으로 민주당은 선거구 획정 협상에서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쌍특검 표결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작년 12월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야당 단독으로 쌍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온 상태다. 이를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해 다시 통과시키려면 재적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해 야당 의석을 제외하고도 국민의힘에서 최소 17표 이상의 특검 찬성표(이탈표)가 나왔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공천 정국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이 특검에 찬성할 것을 기대하고 이날까지 재의결을 미뤄왔지만, 국민의힘이 지역구 현역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를 사실상 최소화 해오면서 민주당의 전략도 무위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오히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보다 최근 공천 논란으로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 내부에서 쌍특검에 반대하는 이탈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재명 대표 지도부의 리더십 손상을 우려해 민주당에서 먼저 쌍특검 재의결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29일 본회의 이후 총선 국면으로 들어가며 본회의를 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쌍특검 법안의 동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원내대표는 “내일(29일)이 마지막 본회의인데 선거 끝나고 본회의를 연다고 하더라도 그때 상황이 현실적으로 분위기가 선거 전하고 많이 다를텐데 제가 참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법안)을 통해 정의당과 짬짬이해서 쌍특검 법안을 통과시켜 선거 때 악용하려고 시기를 조정하다가 이렇게 파기한다니 공당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에 “내일 본회의에서 선거법이 처리되면 쌍특검법도 함께 표결할 것”이라며 “선거법 통과와 쌍특검을 연계시켰던 것은 내일 본회의에서 선거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4월10일 총선이 제대로 치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추가 협상이 어려우면 선관위 원안대로라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