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27일 공천 배제 결정을 받은지 약 일주일 만이다. 그는 지난 2일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며 불편한 감정을 밝히고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회동하는 등 탈당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일단 이번 공천 결과를 받아들이고 당에 남겠다는 입장을 택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아침 일찍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입장을 밝혔고, 휴대전화 등은 꺼둔 채 다른 설명을 보태지는 않았다. 임 전 실장측 관계자는 “처음부터 탈당은 아주 희박한 선택지였다”며 “한달 넘게 지역 관리를 가열차게 해왔고, 지역 유권자들에게 다시는 성동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이번 총선에서 어떤 형태로든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작아보인다. 임 전 실장측 인사는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말을 자주했다”며 “너무 모욕적인 방식으로 배제됐기 때문에 당장 움직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공천을 받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임 전 실장의 입장이 정리되는대로 만나 지원을 부탁한다는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임 전 실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의 도움이 없다면 승리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며 “임 전 실장이 당장은 어렵겠지만 마음의 앙금이 좀 풀어지면 지역 선거는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친문·비명계 인사들이 총선 이후를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너무 많은 상처를 낳은 이재명표 공천의 결과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온전히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지금 제3지대를 택하는 것보다는 당에 남아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