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5일 사천(私薦) 논란이 불거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전략공천을 취소하고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권 전 비서관은 이 지역구 현역인 서동용 의원과 경선을 하게 됐다. 민주당은 앞서 이재명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의 비서였던 권 전 비서관이 단수 공천을 받아 사천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악의적 주장이고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했으나, 해당 공천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가짜 뉴스에 의해 허위 사실이 유포되는 상황에서 전략선거구를 변경하는 것은 공관위와 전략공관위의 판단과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면서도 “권 후보 본인이 당에 대한 애정으로 경선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를 최고위에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사천 의혹’은 가짜 뉴스이지만 당사자의 입장을 존중해 경선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는 이 ‘사천 논란’ 가짜 뉴스에 대한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며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날 오전 당 공보국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입장을 냈고, 이 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제 아내는 그 사람(권 전 비서관)과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 없다”며 “가짜 뉴스로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 정부, 그리고 대통령까지도 모두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닌가”라며 “배우자 부속실에서 실장, 부실장 다 단수 공천된 것 아니냐. 그게 사천이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사천을 넘어 이재명 ‘명천’”이라고 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역인 서동용 의원이 공천 배제된 것 등을 지적하며 “여러 가지 지금 공천의 장난질을 보면 이재명 대표는 대단하다”며 “말도 안 되는 사천의 희생자들이 많다. ‘찐명’으로 이재명의 사당화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낙점한 사람을 밀어올리기 위한 변칙·반칙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은 또 이번 비례대표 후보 선발을 위해 별도의 ‘비례공천심사위’를 두지 않고, 기존 전략공관위에서 심사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4년 전 비례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이번 비례 심사는)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하는 과거 방식으로, 혁신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전략공관위 비례대표추천관리 분과위원장을 맡은 김성환 의원은 “여러 상황상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하기에 물리적·시간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비례 위성정당’ 설치 합의 등 상황이 바뀌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