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호 기자

YTN 앵커 출신 국민의힘 호준석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작년 12월 19일 당에 영입됐다. 호 대변인은 그날 국민의힘 인재 영입식에서 서울 험지로 꼽히는 구로갑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지난달 14일 첫 공천 발표에서 호 대변인을 구로갑에 단수 공천했다. 구로구는 지난 대선 때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더 많은 표를 준 곳이다. 호 대변인은 “31년 구로갑 주민으로서 더딘 지역 발전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주민 다수가 원하는 구로구 이름을 바꾸는 데서 지역 대변신의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운동권 세력 교체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저는 대한민국이 세계 5위권 안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운동권 세력들이 대한민국 발목을 잡고 있다. 소득 주도 성장이나 탈원전, 부동산 정책 같은 운동권 정책의 최대 피해자는 청년들이다. 운동권 세력이 퇴장해야 청년 세대의 공간이 열리고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 또 이들이 퇴장해야 타협과 대화의 정치가 가능해진다.”

-입당과 동시에 구로갑 출마를 선언했다.

“구로갑은 전대협 1기 의장 출신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일곱 번째 공천을 받고 도전하는 곳이다. 그래서 아주 상징적인 곳이다. 여기가 정치 교체 1번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유도 있나.

“군 제대 이후 1993년부터 31년간 이곳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이다. 지역구에 4선 이인영 의원이 있지만, 지역 발전 속도에 굉장히 불만스러워하는 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렇다. 수십 년 된 주택가는 그대로이며, 지역 거점이 될 수 있는 온수 산업 단지나 오류동 동부제강 부지를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간 것 같다. 물론 국회의원 혼자 힘으로 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이 정말 부지런히 내 일처럼 뛰었다면 ‘과연 이렇게 됐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건가.

“주민이 원하는 게 구로구 이름을 바꾸는 것이다. 아홉 구(九), 늙을 노(老). 아홉 명의 노인이 왜 구의 이름이 됐는지 구체적인 근거가 안 나온다. 구로공단은 70년대 산업화의 주역이나, 낡은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역 이름 때문에 집값 등 여러 손해를 본다고 주민 다수가 생각한다. 인천 남구도 주민 공모를 통해 미추홀구로 (법을 개정해) 이름을 바꿨다. 구로구도 바꿀 수 있다.”

-이름만 바꾼다고 지역이 발전하진 않을 텐데.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경인철도를 지하화해야 한다. 철도 폭이 70m가 넘는다. 양쪽엔 높은 방음벽이 있고, 흉물스러운 고압선이 가로지른다. 같은 오류동도 1동과 2동이 철도로 단절됐다. 이곳 철도 지하화는 20년 전부터 나온 말이지만, 말로 그쳤다. 지금은 다르다. 1월에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정부·여당의 의지도 강하다. 경인선 철길이 숲길이 되고 쇼핑몰·아파트도 들어오면 수도권의 표정이 달라질 것이다.”

-야당 강세 지역인데 민심은?

“체감하는 민심은 괜찮은 것 같다. 주민께서 대체로 우호적으로 대해주신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잘한다는 얘기도 많이 하신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한 위원장은 다 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천 행태, 이인영 의원의 일곱 번째 출마 등에 대한 민심 이반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