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인천 계양구 작전서운동 일대에서 구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의미인 ‘2찍’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사과한 지 하루 만에 윤석열 정부를 “나라를 망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가 지난 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로 꼽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지난해 28위에서 올해 47위로 하락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국민의 목소리를 ‘입틀막’한 윤석열 정권 2년의 적나라한 민주주의 성적표가 공개됐다”며 “민주주의 선도 국가라던 대한민국을 일컬어 ‘독재화’라니, 2년 전만 해도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 일일까”라고 했다.

이 대표는 “피로 쟁취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없이 망가지고 있다”며 “국민은 그대로인데, 세계를 선도하던 ‘민주주의 모범 국가’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혹시 압수수색 당하지 않을지’ ‘말 잘못하면 끌려가지 않을지’ 걱정하는 나라가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윤석열 정권의 권력 남용으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헌정 질서의 기본 시스템이 급격히 무너져내렸기 때문”이라며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이념 전쟁을 벌이고, 폭압적인 검찰 통치가 이어지며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 공존이 실종됐다. 급기야 3·15 부정선거 이후 최악의 ‘관권 선거’까지 대놓고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2년도 안 돼 이렇게 나라를 망친 정권이 입법 권력까지 장악한다면 실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복구 불가능한 지경까지 내몰리게 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의 거대한 퇴행이 끝없이 가속화될지, 아니면 ‘역주행 폭주’를 멈춰 세우고 미래로 나아갈지 결정할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을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민들에 대해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말했다가 국민의힘을 비롯한 경쟁 정당들로부터 “국민을 진영으로 편 가르기한다” “자기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꼬리표를 달아 비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상대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 같은 주권자”라며 “저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