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2일 비례 연합 정당의 민주당 몫 비례대표 후보로 백승아 전 강원교사노조 위원장과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등 20명을 발표했다.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사 등도 포함됐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20명 가운데 선순위 후보 10명은 진보당(3명)·새진보연합(3명)·시민단체(4명) 몫 후보와 함께 20번 내에 배치되고, 나머지 10명은 21~30번에 배치된다.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이날부터 비례 후보 면접 심사를 시작한다.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이날 비례 당선권인 선순위 후보 남녀 각각 5명씩을 순서대로 발표했다. 비례 후보로 신청한 192명 가운데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고위원회가 최종 심의 의결을 거친 결과로, 이 순서대로 비례 순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성 인사 중 가장 먼저 호명된 후보는 백승아 전 위원장으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로 임명됐다. 백 전 위원장은 교사 노조 활동을 한 이력을 바탕으로 교육계 몫으로 민주당에 영입됐다.
소상공인 몫으로 들어온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메이크업·네일아트·에스테틱 같은 뷰티 관련 업종 종사자를 교육시키는 대형 학원을 운영했고, 사단법인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 회장 등을 지냈다. 오 전 회장 공천을 두고 소상공인 업계에선 “50인 미만 중대재해법 유예를 반대한 민주당에서 소상공인을 대변하겠다는 건 황당하다”는 말이 나왔다. 이외에 강유정 영화평론가와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 이름을 올렸다.
선순위 남성 후보로는 위성락(이하 발표 순) 전 주러시아 대사,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 박홍배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 정을호 전 민주당 총무국장, 김준환 전 국정원 차장이 포함됐다. 외교관 출신인 위 전 대사는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지냈다.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선대위에서 외교 참모 역할을 했었다.
영입 인재로 들어온 김준환 전 국정원 차장은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 피의자로, 2019년 강제 북송에 앞서 귀순 어민들에 대한 합동 조사를 조기에 강제 종료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2021년엔 국정원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겨 ‘낙하산 인사’ ‘알박기 인사’ 논란이 일었다.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21∼30번에는 조원희 민주당 경북도당 농어민위원장, 개그맨 서승만씨, 서재헌 민주당 대구시당 청년위원장, 곽은미 민주당 국제국장, 백혜숙 에코십일 대표, 전예현 우석대 대학원 객원교수, 송창욱 전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개그맨 서씨는 친명 성향 유튜브를 운영하며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서재헌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경기도지사 재임 시 경기신용보증재단 본부장을 지냈고, 팬덤 정치 논란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기성 정치인들은 개딸에 대해 사죄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이 발표한 비례 후보 중엔 장애인이나 2030 청년은 백승아(39) 전 위원장을 빼고는 포함되지 않았다. 백 전 위원장도 청년 몫이 아닌 교육계 몫으로 공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양성 측면에선 아쉬운 점이 있는 후보 공천”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