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갑 공천을 받은 양문석 후보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 “매국노” 등으로 비하했던 발언에 사과했다. 당내에서 양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두고 ‘막말 논란’이 확산하며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자 사과한 것이다. 당내 대표적 친명 인사인 양 후보는 안산갑 경선에서 원조 친노 인사인 전해철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양 후보는 16일 오후 X(옛 트위터)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연달아 글을 올렸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의 글들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정치 현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며 “그리고 정치적 판단에 대한 수많은 요인을 배워왔고 그때마다 노 전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정치 현장에서 제가 겪었던 수많은 좌절의 순간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으로부터 위로받아왔다”고 했다.
양 후보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매국노’ ‘불량품’ 등으로 표현했다.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고, 지지자들은 “기억상실증 환자”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정치 현장에 직접 들어와 보니 상황이 달랐다는 얘기다. 양 후보는 “(정치권에 들어온 뒤) 수많은 반성과 사죄의 시간을 가져왔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 양 후보의 공천 취소를 요구하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가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총리도 양 후보 사안에 “경선 이전 절차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다시 한 번 검증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천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윤건영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이 살아 계셨다면 오늘 이 상황에 ‘허허’ 웃으며 ‘냅둬라’ 했을 것 같다”며 “대통령님은 그런 분이지만, 저는 가슴 깊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기 어렵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어 “대통령님을 ‘매국노’라 부른 사람이 ‘민주당’ 후보라고 한다”며 “당사에는 대통령님 사진을 걸어두고, 당의 후보는 대통령님을 매국노라고 하는 이 괴이한 상황을 어찌 국민들께 말씀드려야 하나”라고 했다. 윤 의원은 “속이 협량한 탓인지 몰라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당 지도부에 바란다.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양 후보의 공천 취소를 요구한 것이다. 윤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 문재인 정부에선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