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와 위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주도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7일 비례대표 후보(30명) 순위를 확정했다. 친북·반미 성향 진보당 추천 3명을 비롯, 좌파 단체들이 모인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 추천 4명, 용혜인 의원의 새진보연합 추천 3명이 모두 당선권(20번)에 배치됐다.

진보당 몫으로 비례 5번을 받은 정혜경 전 경남도당 부위원장은 경남 창원에서 활동하며 주한 미군 사격장 폐쇄 운동 등을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한반도 남쪽 땅 미군의 전쟁 기지가 아닌 곳이 없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국민소득 10위 선진국이지만 나라의 주권이 없다”고 했다.

진보당은 당초 장진숙 공동대표를 1위로 선출해 추천했지만 특별한 설명도 없이 정 전 부위원장으로 교체했다. 장 대표의 한총련 대의원, 국보법 수배 이력 등이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대표는 “종합적인 검토 결과”라고 했다.

정혜경, 이주희, 김영훈

좌파 단체 지분으로 20번에 선정된 김영훈씨는 2010~2012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김씨를 ‘현 한국철도공사 기관사’라고만 소개했다. 그는 이재명 대선 캠프 노동위원회에도 참여했다. 김씨는 ‘성소수자 기피 논란’으로 배제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장의 자리를 채우게 됐다.

진보당이 추천한 전종덕(11번)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7대 전남도의원을 지냈고 18·19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했다. 손솔(15번) 전 수석대변인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통진당 후신인 민중당 공동대표를 지냈다.

그래픽=이철원

손 전 수석대변인은 2019년 민중당 인권위원장 시절 한미 방위비 협상에 반대하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미 대사관저 시위를 지지하며 “정의로운 투쟁”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이 이제 주한 미군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전국적인 투쟁으로 분담금 인상을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석기·한상균 석방’ 운동을 하기도 했다.

좌파 단체 몫으로 17번을 받은 이주희 변호사 역시 매향리 반미구국농성단 서울대 단장을 지낸 NL(민족해방) 운동권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와 미군 기지 반환 등을 주장했다. 민노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17·18대 총선에 출마했다. 좌파 단체들은 당초 추천했던 전지예·정영이 후보의 반미 경력이 논란이 되자 이 변호사를 대신 추천했지만, 반미 경력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몫으로 18번을 받은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은 지난달 영입 당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연루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김 전 차장은 2019년 서훈 전 국정원장 지시로 대공수사국이 올린 관련 보고서를 강제 북송 결정에 맞게 수정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윤희숙 진보당 대표,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대표. 2024.3.3/뉴스1

새진보연합에서 ‘셀프 공천’한 용혜인 의원은 비례 6번을 받아 ‘비례 재선’이 확정적이다. 용 의원은 2020년 총선 때도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5번을 받아 당선됐다.

비례 1번은 좌파 단체들이 추천한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이다.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은 민주당 몫으로 2∼4번을 받았다.

민주당 추천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 박홍배 한국노총 전국금융노조위원장,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각각 7~9번에 배치됐다. 새진보연합이 추천한 한창민 전 정의당 대변인은 10번을 받았다.

좌파 단체들이 추천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12번, 민주당 몫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과 정을호 더불어민주연합 사무총장은 각각 13·14번을 받았다. 16번은 새진보연합이 추천한 최혁진 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 19번은 민주당 몫의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