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민주연합)에 입당하기 위해 대거 탈당하고 있다. 4·10 총선 투표용지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이 비례 정당 투표용지의 첫 칸을 차지하려는 ‘꼼수’다. 그러나 탈당해 위성정당에 가는 의원 전원이 지금으로부터 불과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위성정당 방지’ 당론 채택을 촉구하거나, 관련 법안 발의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뉴시스

민주당은 지난 17일 의원총회를 열고 강민정·권인숙·김경만·김의겸·양이원영·이동주 의원 등 6명에 대한 제명안을 의결했다. 모두 총선 불출마를 하거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비례대표 의원들로, 곧 민주연합에 입당한다.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당에서 제명하는 형식을 취했다. 당내 경선에서 떨어진 이용빈·이형석·송재호 의원도 탈당해 민주연합에 입당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연합은 이미 민주당을 탈당해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과 기본소득당 출신 용혜인 의원을 포함해 의석을 총 11석 확보, 국민의미래(8석)보다 3석이 많아 비례정당 투표용지의 가장 첫 칸(기호 3번)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의원 꿔주기’ 당사자인 민주당 의원 10명 모두 위성정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인사들이다. 김상희 의원이 지난해 11월 28일 대표 발의한 위성정당 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엔 강민정·권인숙·김경만·김의겸·송재호·양이원영·윤영덕·이용빈·이형석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동주 의원도 지난해 11월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채택을 요구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위성정당 반대’를 외칠 땐 언제고 몸바쳐 위성정당을 위해 당적까지 옮기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연합 입당을 앞둔 한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강민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기회될 때마다 위성정당을 비판하고 금지법까지 발의했던 사람으로서 참으로 마음이 무겁다”고만 했다. 권인숙 의원도 전날 의원총회에서 “22대 국회에선 꼭 위성정당 방지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