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릴레오 북스 방송을 진행하는 유시민 전 이사장과 조수진 변호사. /유튜브 캡처

서울 강북을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확정 지은 조수진 변호사에 대해 여성계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민변 출신인 조 변호사는 과거 다수의 성폭력, 미성년자 추행 사건에서 가해자측 변호를 맡아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19일 조 변호사의 후보직 사퇴를 주장하면서 “자신의 법률사무소를 운영함에 있어 성폭력 피의자들에게 법망을 피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며 “그의 행보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그 중에서도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또 조 변호사가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서 여성 가산점 25%를 받는 것과 관련해 “여성 후보에 대한 가산 제도는 국회의 여성 과소대표의 현실을 극복하고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여성인권 활동가들이 노력한 결과물이지, 성폭력 피의자 전문 변호사의 입신을 위한 디딤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강북을 지역에 성폭력·가정폭력 문제가 있는 정봉주 후보를 공천했다 취소한 민주당은 가해자 연대 공천 자행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여성계의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정작 민주당과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호사로서 할 일을 한 건데 무조건 비난할 수 있나”라며 비호하는 분위기도 있다.

조 변호사는 2018년에 술에 취해 잠든 여성(19)을 성폭행한 남성을 변호했는데,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 전원이 유죄 의견을 냈다. 조 변호사는 2022년엔 특수 강간 혐의를 받는 남성을 변호했고, 2021년엔 여성 208명의 몰카를 찍고 음란물 사이트에서 몰카 촬영물을 다운로드 받은 남성을 변호했다. 2018년에는 경기도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여고생을 성추행한 강사를 변호했고, 작년 9월 자신의 블로그에 10세 여아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학대한 사건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냈다는 글을 올렸다.

조 변호사는 이에 대해 20일 MBC라디오에서 “변호사로서 직업윤리에 따라 법에 근거해 변론을 한 것”이라면서도 “국민들께서 공직자에게 바라는 눈높이가 다르시구나라는 걸 느껴서 그 부분을 좀 더 많이 배워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