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강원도 총선 지원 유세에서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서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며 연일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춘천 유세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권력을 회수해야 할 때”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민이 부여한 권력으로 국민을 겁박하고 억압하는 잘못된 머슴들은 확실하게 책임을 묻고 해고해야 한다”며 “이번 총선은 우리 국민이 이 나라 주권자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날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총선 목표에 대해 “민주당 자체로 151석 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국민의힘이 과반인 상황이 생기면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이상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겠다”며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최근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는데, 잇달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부산 유세에선 “쓸 수 없는 사람은 해고해야 한다”고 했고, 16~17일 경기도 유세에선 “말 안 들으면 내쫓아야 한다” “회초리를 들어도 안 되면 해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노골적으로 탄핵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하며 지지층을 끌어모으려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승리 여부는 투표율이 중요한데, 우리 쪽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와야 과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을 사실상 공약한 조국혁신당과 벌이는 선명성 경쟁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국 대표는 이날 “1차적으로 윤석열 정권의 레임덕을, 두 번째는 데드덕으로 만드는 게 조국혁신당의 목표”라며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을 탄핵으로 한정하지 않고, 권력 오남용을 하지 못하도록 힘을 빼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이천 유세에선 현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를 비판하며 “공연히 잘 있는 중국에 쓸데없이 과도하게 시비를 걸어서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대만 해역을 가지고 싸우든지 말든지, ‘우리는 기존의 질서를 존중한다’ 이렇게 우아하게 한마디 하고 넘어가면 된다”며 “공연히 거기 끼어들어 갖고 누가 옳으니, 누가 잘했느니, 못했느니 껴서 군사 개입을 하느니 마느니 이런 논쟁으로 뛰어들면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있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