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22대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총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여당 지도부와 수도권 후보들은 총선 악재가 되고 있는 이종섭 호주 대사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은 “문제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여당 출마자들은 친윤·비윤을 가리지 않고 “이대로 가다간 기록적 패배였던 4년 전 21대 총선 결과가 되풀이될 것”이라며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다. 수도권·중도층의 민심이 여당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4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103석으로, 180석의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이번 총선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용기를 내자”며 “저는 (남은) 22일 동안 죽어도 서서 죽을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며 “국민들께서 총선 앞에 다른 이슈보다 이런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4년 전 21대 총선 참패의 원인도 공천 잡음과 막말 논란이었는데, 이번엔 당정 갈등까지 추가됐다”며 “출구 전략이 안 보인다”고 했다.
여당에선 비례대표 선정을 두고 당내 주류가 문제를 제기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전날 친윤 이철규 의원이 ‘호남·당직자 배제’라고 비례 공천을 비판한 것에 대해 한 위원장은 “비례 명단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추천한 사람은 없다”며 “사천이라고 말하는 건 우스운 얘기”라고 반박했다.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넘어 ‘탄핵’까지 시사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강원 춘천에서 “민주당 자체로 151석 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그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서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