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 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공천 작업을 마무리 하고 총선을 20일 앞둔 상황에서 본격적인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21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 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구 자택으로 찾아뵙기로 했다”며 “구체적 일정은 추후 공개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전국을 돌며 총선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한 위원장은 마침 이날 오후부터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경산) 지역 현장 방문 일정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대구를 방문하는 동안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한 위원장은 22일까지 총선 후보 등록 기간이 마무리 되고 다음 주 박 전 대통령 사저를 공식 방문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검찰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 수사를 이끌었던 한 위원장은 작년 12월 정치권에 온 이래 아직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 한 위원장은 지난 달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했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달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 생가를 방문하는 등 작년 10월부터 석달 동안에만 박 전 대통령과 세번 만나며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한 위원장으로서는 최근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5·18 폄훼’ 논란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대구 중구·남구) 공천이 취소되면서 전통 보수층의 반발 움직임이 나오자 이를 다독일 필요가 있다는 정치권 해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공천 취소 결정에 반발해 국민의힘을 탈당한 도 변호사는 한 위원장이 대구 중구의 서문시장과 동성로를 방문하는 이날 오후 대구 남구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해온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에 경선 없이 공천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시 유 변호사 공천에 정무적 판단을 했다는 점을 밝히며 박 전 대통령을 배려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