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6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지역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이재정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스1

“이런 사례들로 조수진 변호사를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이재정 민주당 여성위원장)

“국민의힘에 해괴한 후보가 많다. 그런 후보에 더 관심 가져라.”(이재명 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인 조수진 변호사의 ‘성범죄 가해자 변호’ 이력이 논란이 되자 당내에서 나온 반응이다.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지지만 ‘여당이 더 문제’라는 식으로 동문서답을 하고, 여성의원들조차 “별문제 아니다”며 뭉개거나 침묵하는 것이다. 이처럼 성범죄에 있어 일단 자기편을 감싸고 보는 것은 민주당의 ‘고질병’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에서도 선제적으로 시시비비를 파헤치고 피해자 보호에 나서기보다는 외면하거나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피해호소인’이라는 황당한 신조어도 민주당 여성 의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민주당의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 등은 2020년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성명서를 준비하는 과정에 성폭행 피해자를 향해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피해자가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해자’인 박 전 시장 측의 입장도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었다. 남인순 의원은 ‘여성 인권운동의 대모’라고 불리는 여성단체 출신이고, 진선미 의원은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이번 총선 공천 때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현근택 변호사의 성희롱 논란이 불거져 결국 불출마로 이어졌다. 당시 테러 사건으로 병상에 있던 이 대표는 현 변호사 징계 여부에 대해 “(공천) 컷오프는 심한 것 아닌가”라며 비호해 논란이 됐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최강욱 전 의원은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사흘 만에 징계를 내린 것이었지만, 의원직이 박탈된 상태라 사실상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 친명계 여성 인사인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해당 막말을 옹호했는데, 남 전 부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본선(인천 동·미추홀을)에 진출했다. 서울 동작을에서는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냄비는 밟아야 제맛’이라고 한 류삼영 민주당 후보의 홍보물이 성적 비하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