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중국 사대주의’라는 여당의 비판에 “양안 문제에 너무 과도하게 개입하는 바람에 중국과의 관계가 불필요하게 적대화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23일 경기 의정부 현장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관계가 틀어지며 가장 큰 무역흑자국이었던 중국이 무역적자국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충남 유세에서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며 “(중국과 대만의) 양안 문제, 우리가 왜 개입하나. 대만해협이 뭘 어떻게 되든 우리가 뭔 상관있나”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말 속에는 중국을 대하는 굴종적 자세가 그대로 들어 있다”며 “최소한의 국제정세 이해도, 외교의 균형도 없이 중국엔 굴종이고, 일본은 무조건적 척결을 외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외교는 가장 섬세하고 예민하게 국익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 외교는 국익 중심이 아니라 타국 중심의 외교”라고 했다.
이 대표는 “양안 관계에 우리는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 대만해협을 둔 그들의 갈등 문제에 우리는 관여하지 않으면 된다”며 “그 문제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바람에, 현상 변경하겠다는 쪽의 손을 드는 바람에 우리가 끼어들게 됐다”고 했다.
그는 “끼어들 필요가 없다. 대만과 중국이 어떤 관계 유지하든지, 기존의 국제관계를 존중한다는 외교적 언사로 넘어가면 된다”며 “양안 문제에 너무 과도하게 개입하는 바람에 중국과의 관계가 불필요하게 적대화됐고, 그것이 결국 경제적 위협을 불러왔고 한반도 긴장을 높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교를 과연 잘했는지 판단은 여러분이 하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4월 외신 인터뷰에서 양안 간 긴장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포천 현장 기자회견에선 ‘서해 수호의 날에 북한 얘기를 하지 않고 일본 얘기만 했다’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그분 얘기는 반박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서해의 날, 우리도 입장을 다 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이번 총선은 신 한일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경기 안성에서 취재진을 만나 “서해 수호의 날에 북한에 대한 얘기도 없이 일본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이 대표답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도 불참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입장’은 민주당이 22일 강민석 대변인 명의로 낸 브리핑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용사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평화가 흔들리고 있다”며 “9·19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되고, 북한의 도발이 거듭되며 서해 5도 주민 등 접경지역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전쟁도 불사한다는 식의 강경 일변도 대응으로 국민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했다. 북한 도발을 규탄한다는 등의 내용은 입장문에 담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