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중국에 대한 ‘셰셰(謝謝·고맙다는 뜻)’ 발언으로 총선을 앞두고 중국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중국 굴종’이라고 맹공을 펼치면서, 총선에서 승리하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투표권이 있는 외국인 영주권자 12만여 명 중 약 10만명이 중국인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이 우리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에 사는 한국인은 현지 투표권이 없어 외교 상호주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작년 6월부터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엊그제 이재명 대표의 ‘셰셰’ 발언으로 민주당의 대중국 굴종 인식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를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가)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했다. 그는 당시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이런 발언을 해 논란이 커졌다.

잠실 새마을시장 찾은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가운데) 대표가 24일 서울 송파구 새마을전통시장을 찾아 4·10 총선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인순(송파병), 송기호(송파을) 후보, 이 대표, 조재희(송파갑) 후보, 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후보. /이덕훈 기자

한 위원장은 “이 대표는 작년 6월에 주한 중국 대사관을 직접 찾아가서 외교부의 국장급에 불과한 싱하이밍 대사에게 훈시에 가까운 일장 연설을 15분간 고분고분 듣고 왔다”며 “같은 시기에 법무부 장관이었던 저는 싱 대사로부터 만찬 요청을 받고 적절하지 않다고 봐서 사양한 바 있다”고 했다. 싱 대사는 당시 민주당 유튜브 생중계에서 “(한국이) 미국에 베팅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탈중국화 때문”이라고 협박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그러면서 중국인 등 외국인 영주권자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 현재의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외교의 기본은 상호주의”라며 “상대국에 가는 우리 국민은 어떤 참정권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에 한해서만 참정권을 부여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 승리해서 이 불합리를 바로잡을 것이다. 민주당은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생트집을 잡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강민석 대변인은 지난 23일 “중국은 우리 최대 교역국이다. 최대 교역국과 잘 지내라는 말이 왜 사대주의냐”며 “외교의 목적은 국익이다. 국익 실현을 위한 외교를 하라는 게 무슨 굴종적 자세냐”고 했다. 이 대표도 같은 날 “양안 관계에 우리는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며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지난 23일 경기 의정부에서 “재정 대책 없이 분도를 즉시 시행하면 (경기북도는) 강원서도(西道)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 데 대해서도 “강원도 비하 발언이다. 사과하라”며 비판했다. 강릉 후보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서 “강원도를 ‘전락’의 대명사로 쓰고 있다”며 “명백한 비하 발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는 이날 “경기분도를 통한 경기 북부 발전 계획은 민주당 김동연 지사도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강원 비하 논란이 커지자 “강원도처럼 재정적으로 어렵고 접경지대여서 정말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을 제가 전락이라고 좀 과도하게 표현한 것 같다”며 “본의가 아니다.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민주당 권혁기 총선 상황실 부실장은 “(분도 반대는) 사실이 아니고, 이 대표 개인의 뜻은 ‘단계적 분도론’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