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요 격전지에 이어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여당 후보들이 열세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여권에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야권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 속한 부산 북갑과 사하갑, 경남 양산을 등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오차 범위 밖 격차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렸고,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갑 등에서도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부산 선대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은 26일 본지 통화에서 “낙동강 벨트뿐만 아니라 여권 우세 지역인 해운대, 연제, 남구 등도 옛날과 양상이 달라졌다”며 “부산 시민들이 요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나 있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윤 대통령을 옹호하겠다는 지지자들도 이제는 윤 대통령을 싫어하고 있다”며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통이 안 된다’ ‘고집이 너무 세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후보들이 각자 가진 개인기와 장점이 힘을 발휘하려면 정국이 여권에 우호적으로 돼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면서 ‘이런 점은 잘못했다. 미안하다’ ‘앞으로 소통을 잘하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국민의) 꾸지람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민심과 엇나갈 때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논란’을 거론하며 “할인에 또 할인, 쿠폰까지 끼워서 만들어낸 가격은 결코 합리적일 수 없다”며 “한 단 가격이 875원이라면서 국민께 상실감을 안겨 드린 책임, 국민의힘에 있다”고 했다.
부산시 경제부시장 출신인 이성권 사하갑 후보는 본지 통화에서 “지역 유권자들은 나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부산 발전을 위해 뛰었던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정권 심판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정권 심판론에 대항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으로 승부를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 남양주시장 출신인 조광한 남양주병 후보는 “민주당 김용민 후보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당혹스러웠다”며 “27일 남양주의 서울시 편입 공약을 발표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당내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하면 연설을 하거나 메시지를 전할 때 박수받을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