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 선거를 보름 앞둔 26일, 여야는 공히 현재 판세를 ‘더불어민주당 우세’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 돌풍 현상이 얹히면서, 꿈이라고 여겨졌던 ‘민주당 단독 180석’ ‘범야권 200석’이 실현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같은 언급이 이어지자 ‘입단속’을 주문했고, 국민의힘에서는 “100석도 위태로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최근 ‘범야권 200석’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박지원 해남·완도·진도 후보는 지난 21일 “(범야권) 200석을 만든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 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했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탄핵·개헌하려면 200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원들도 사석에서 “200석이 정말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163석, 비례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을 통해 17석을 얻었다. 민주당의 ‘자매 정당’을 표방한 비례 정당 열린민주당이 3석을 얻었고, 정의당(6석)과 야권 성향 무소속 1석을 포함하면 범야권이 190석을 차지한 기록적인 대승이었다. 수도권(전체 121석)에서 103석을 차지한 게 압승의 발판이었다. 이번 총선에는 여기에 더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수도권에서 초과 의석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선거에서 부·울·경에서 7석을 얻었는데, 이번엔 접전 지역이 15곳 안팎으로 늘었다”며 “서울 용산 등 여당 강세 지역도 접전 상황”이라고 했다.
또 이번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 돌풍’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서기도 했고, 두 정당의 비례 지지율을 합하면 5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 17석)과 자매 정당(열린민주당 3석)은 총 20석을 얻었는데, 이번엔 조국혁신당까지 합해 20석이 훌쩍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권과 민주당 양쪽 모두 탐탁지 않은 사람들이 조국혁신당으로 가면서, 범야권 파이가 커지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역풍을 의식해 ‘입단속’에 나섰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200석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아휴, 국민들이 절대 결정하실 때 그렇게 하시지 않는다. 정치 지형이 여전히 51대49″라며 “그렇게 교만한 소리를 하면 큰일 난다”고 몸을 낮췄다. 민주당 선대위는 최근 각 시도당과 후보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개인적 총선 낙관론을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발언이 추가로 확인될 시 즉각 엄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과반은 아니라도 1당은 할 수 있다”는 말이 내부에서 나왔다. 그러던 것이 이달 들어 이종섭 호주 대사와 황상무 전 수석 문제가 터지며 120석 정도로 목표 수준이 내려가더니, 최근에는 “21대 총선 당시 참패했던 103석만 유지해도 좋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애초 국민의힘은 전통 텃밭인 TK(대구·경북)와 부·울·경, 강원도 의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놓고 지난 총선에서 열세였던 수도권과 충청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산의 강남이라는 해운대갑 등에서 접전이 펼쳐지고, 경남 양산을의 김태호 후보 등이 오차 범위 안팎에서 뒤지는 여론조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 강세 지역으로 꼽았던 경기 분당갑의 안철수 후보 역시 이광재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판세와 관련해 아직 저희가 국민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인식한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이제는 100석만 넘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