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갑은 서부산·동부 경남 지역을 일컫는 ‘낙동강 벨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4차례 선거에선 여당 소속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연달아 맞붙어 각각 2승2패를 기록했다. 18~19대 총선에선 박 전 장관이 승리했지만, 20~21대 총선은 전 의원이 내리 이겼다.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3선 도전과 함께 지역구 수성에 나서고, 국민의힘은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5선)을 전략 공천해 북구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전재수 후보 “국정운영 기조 확 바뀌어야한다는 민심 커”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오전 부산 북구 만덕역에서 시민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전 후보는 ‘우리 일꾼, 우리 전재수’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시민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에는 유동 인구가 많은 덕천지하상가로 자리를 옮겨 인사를 이어갔다. 시민 중에는 전 후보를 알아보고 먼저 다가와 셀카를 찍으려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전 후보는 본지에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는 선거”라며 “국정운영 기조가 확 바뀌어야한다는 민심이 커 민주당에 대한 전폭적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후보는 부산 북구에서만 이번이 6번째 출마일 정도로 ‘지역 토박이’ 이미지가 강하다. 노무현 정부 땐 청와대 제2부속실장과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4수 끝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전 후보는 ◊금빛노을강변공원 및 감동진 리버워크 조성 ◊경부선 철도 지하화 ◊수영장 포함 북구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덕천역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덕천지하상가에서 전 후보와 인사를 나눈 전영석(72)씨는 “과거에는 지역 감정에 따라 투표를 했었는데, 그 결과 남는게 없었다”며 “전 후보는 인상이 착하고, 일도 잘해서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서병수 후보 “국민의힘 과반 확보로 국회 정상화할 수 있게 해달라”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북구 덕천역 인근에서 출근길 인사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서 다른 부산 지역 국민의힘 후보들과 함께 동구 민주공원을 찾아 합동 참배를 올렸다. 오후에는 덕천초등학교 앞 로터리에서 거리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서 후보는 “민주당이 이상한 법안을 자꾸 만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야당의 국회 장악을 막아야한다”며 “국민의힘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51석을 주셔서 국회를 정상화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서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시민 중 일부는 우산을 흔들며 ‘서병수’를 연호했고, 선거송에 맞춰 율동을 함께 하기도 했다. 서 후보를 지지한다는 김병온(65)씨는 “북구 지역 발전을 위해선 여당의 힘있는 사람이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는게 낫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에서 5선을 지냈고, 해운대구청장, 부산시장을 거쳤다. 풍부한 의정활동과 행정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선 당의 험지 출마요구를 수용해 북구에 출마하면서, 현역 의원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서 후보는 ◊경부선 철도 지하화 및 낙동강 리버시티 조성 ◊서부산 고속철도 건설 ◊덕천역 에스컬레이터 설치 ◊스포츠문화센터·글로벌빌리지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여론조사는 전재수 후보 ‘우위’
현재 여론조사는 전재수 후보가 다소 앞서가는 모양새다. KBS부산·국제신문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21∼24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재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3%, 서병수 후보는 36%였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24~25일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48%가 전재수 후보를, 39%가 서병수 후보를 선택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