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1일 자기 지역구(인천 계양구을)를 돌며 표밭 다지기에 집중했다. 이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다른 지역 지지 방문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지역구에 머문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표가 31일 자신이 출마한 인천 계양구 거리 유세에서 배우 이기영씨와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지역구 내 교회와 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교회에서는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와 나란히 참석했지만, 두 사람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앉은 채 서로 눈길도 주지 않았다. 두 후보는 예배가 끝난 뒤 퇴장할 때만 짧게 악수를 나눴다.

이후 이 대표는 계양을에서 유세차를 동원해 연설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탄압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 영혼이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원 후보 측 유세차가 지나갈 때마다 연설을 중단하고는 “(원 후보 측이) 일부러 그러는(방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이게 저 사람들의 수준”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서 “권력, 검찰, 선관위, 거기다 일부 언론까지 몰매 때리듯 민주당 후보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일부 표를 뺏는 데 성공할지 몰라도 많은 국민이 뺏긴 것 이상으로 되돌려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30일에는 서울 송파갑·을·병과 강동갑, 광진을, 중성동을, 용산, 영등포을, 마포갑, 서대문갑 등 서울 격전지 10곳을 잇따라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유세하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당 단독 과반”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권이 차라리 놀았으면 낫다. (나라를) 망쳤지 않느냐”며 “그들에게 과반을 넘겨주는 순간 이 나라는 법과 시스템까지 다 망가져서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부활절, 자세는 달라도 바라는 건… - 4·10 총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31일 계양구 가나안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이재명 후보는 두 손을 모으고, 원희룡 후보는 두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두 후보는 예배 시간에 서로 눈길도 주지 않다가, 퇴장할 때 짧게 악수를 나눴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국회에서 법안 등 각종 안건을 민주당이 단독 처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민주당 과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범야권이 과반수를 하더라도 민주당 단독으로 과반을 하지 못하면 입법도, 국정 감시도, 견제도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할 수 없다”며 “입장이 다르면 의견을 조율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강력한 입법 추진도 어렵고, 특히나 국정조사 하나 하려고 해도 무슨 조건을 붙여서 협상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게 된다”고 했다.

이 대표 비서실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이 대표 구두 한 짝의 뒷굽이 떨어져 있는 사진을 게시하고 “(이 대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떨어져 버린 구두 굽”이라며 “오늘 이 대표는 ‘이 일정 실화냐?’는 말이 절로 나오는 강행군을 감행했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이 대표의 절박함이 오롯이 녹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