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1일 자기 지역구(인천 계양구을)를 돌며 표밭 다지기에 집중했다. 이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다른 지역 지지 방문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지역구에 머문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지역구 내 교회와 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교회에서는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와 나란히 참석했지만, 두 사람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앉은 채 서로 눈길도 주지 않았다. 두 후보는 예배가 끝난 뒤 퇴장할 때만 짧게 악수를 나눴다.
이후 이 대표는 계양을에서 유세차를 동원해 연설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탄압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 영혼이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원 후보 측 유세차가 지나갈 때마다 연설을 중단하고는 “(원 후보 측이) 일부러 그러는(방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이게 저 사람들의 수준”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서 “권력, 검찰, 선관위, 거기다 일부 언론까지 몰매 때리듯 민주당 후보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일부 표를 뺏는 데 성공할지 몰라도 많은 국민이 뺏긴 것 이상으로 되돌려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30일에는 서울 송파갑·을·병과 강동갑, 광진을, 중성동을, 용산, 영등포을, 마포갑, 서대문갑 등 서울 격전지 10곳을 잇따라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유세하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당 단독 과반”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권이 차라리 놀았으면 낫다. (나라를) 망쳤지 않느냐”며 “그들에게 과반을 넘겨주는 순간 이 나라는 법과 시스템까지 다 망가져서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법안 등 각종 안건을 민주당이 단독 처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민주당 과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범야권이 과반수를 하더라도 민주당 단독으로 과반을 하지 못하면 입법도, 국정 감시도, 견제도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할 수 없다”며 “입장이 다르면 의견을 조율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강력한 입법 추진도 어렵고, 특히나 국정조사 하나 하려고 해도 무슨 조건을 붙여서 협상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게 된다”고 했다.
이 대표 비서실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이 대표 구두 한 짝의 뒷굽이 떨어져 있는 사진을 게시하고 “(이 대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떨어져 버린 구두 굽”이라며 “오늘 이 대표는 ‘이 일정 실화냐?’는 말이 절로 나오는 강행군을 감행했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이 대표의 절박함이 오롯이 녹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