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다수 국민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공감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는 것도 바란다”며 “저희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정부가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부산 지원 유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에 대해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숫자에 매몰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고수하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규모를 조정하더라도, 의료계 반발 사태를 신속하게 해결해달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의 이날 담화로 ‘정권 심판론’이 약화하길 기대했던 여당 후보들은 아쉬움과 실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당 후보가 왜 대통령 탓을 하느냐”며 이들을 향한 쓴소리도 나왔다. 함운경 서울 마포을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말로는 의료 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 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느냐”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라고 했다. 윤상현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는 “전공의를 비롯한 이해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지금은 리걸 마인드(법률적 사고)가 아닌 폴리티컬 마인드(정치적 사고)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서울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성태 전 의원은 본지에 “집권당은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지는 게 숙명인데 대통령의 당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함 후보의 ‘대통령 탈당’ 요구를 겨냥해 “능력이 안 돼 선거에서 밀리면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읍소라도 하라”며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 치고 당선되는 것 못 봤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전향적 태도 변화를 통해 의료 대란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트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역시나 마이동풍 정권임을 확인시켜 주는 담화”라며 “2000명 숫자에 매몰된 불통 정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