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울산 중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오상택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4·10 총선 격전지에 직접 등장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자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3일 기준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온라인 커뮤니티 이재명 갤러리 등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행보를 비판하는 글이 수십여 건 이상 올라왔다. 주로 이미 승기를 잡은 총선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숟가락 얹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뿐만 아니라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을 모두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타 범야권 비례 정당이 아닌, 오직 민주당에만 표를 몰아줘야한다는 이른바 ‘몰빵론’을 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울산 지역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려야 하는 선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중심이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이런 야권 정당들이 모두 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최근 홍보하고 있는 ‘민주당 몰빵론’과는 배치되는 발언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책방 할배는 진짜 제정신인가?” “민주당 당원이 저렇게 말할 수 있나?” “다 된 밥에 재 뿌리기? 숟가락 얹기?” 등의 글을 올리며 분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 사저 근처에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 대표 지지자들은 “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잠잠하거나 늦게 움직이더니 이번 선거 판세가 민주당 쪽에 유리해 보이니 여기저기 다니기 시작” “그냥 책방에 있어줄 것이지 정치질 하나” “제발 조용히 입 닫고 계시는 게 돕는 거다. 새로운미래까지 운운하고 조국당 언급하고 진짜 한심” “자기가 뭔데? 불러주지 않으니 자기가 알아서 나대기 시작한다” “새로운미래는 이낙연이 자기 당에 침 뱉고 떠나서 만든 당이다” “야당이 1당 될 거 같으니 숟가락 얹으러 나온 거 100프로”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가운데 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일부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계파 정치할 사람은 아니다. 잼(이재명)한테 도움이 됐으면 됐지 손해는 절대 아니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문 전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활동에 나선 것에 대해 “잊고 있던 지난 정부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일깨워줄 것이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대위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퇴임 후 ‘잊히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이 어제 부산 방문에 이어 오늘은 울산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했다”며 “전직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