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나돌고 있는 민주당 서울 동작을 류삼영 후보 지지 홍보물.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냄비 표현이 담겨 있어 큰 우려를 자아냈다. 이에 대해 류 후보 측은 "전혀 무관하다"며 "상대 후보를 비하하는 선거운동 자체를 생각한 적 없다"고 난감해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경원(서울 동작을)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별명이 나베”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나베’는 나 후보와 일본의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섞은 말로, 일본말로는 냄비를 뜻하기도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최근 “냄비는 밟아야 제맛”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홍보물을 퍼트려 ‘성 비하’ 논란이 일었는데, 이 대표 역시 지지자들을 향해 나 후보를 ‘나베’라 지칭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동작을 류삼영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가는 길에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별명이 나베”라고 발언했다./ 이재명 유튜브

이 대표는 2일 서울 동작을 류삼영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가는 길에 중계한 유튜브 방송에서 “나 후보는 나베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관이나 국가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자위대 문제나 천황 문제에서 일반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나 후보는 이 정권의 출범에 기여한 책임이 있어 이 정권에 대해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나베’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나경원 후보의 이름을 섞어 비방해온 멸칭이다. 일본어 독음대로면 ‘냄비’를 뜻하는데, 냄비는 여성을 매춘부 등에 빗대는 성 비하 용어로도 쓰인다고 한다. 최근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류 후보가 오른쪽 발을 든 사진과 함께 “냄비는 밟아야 제맛”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홍보물이 퍼졌는데, 나 후보에게 ‘친일’ 이미지를 씌우고 성적 의미까지 담아 비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되자 당시 류 후보는 “우리와는 무관한 홍보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지지자들을 향해 나 후보를 ‘나베’라고 한 것이다. 나 후보는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이재명 대표 발언은 뭐 더 드릴 말씀이 없다. 그냥 저는 높게 가겠다”며 “동작 주민들께서 저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극단적인 여성혐오”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종배 후보(충북 충주, 3선)의 지원유세에 참석해 “뿌리 깊은 여성혐오가 생각 없이 나온 것 같나”라며 “이 대표의 별명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