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의 불법 대출 논란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공동 검사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이 “김부겸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양 후보의 불법 대출을 알고 있었느냐”며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양 후보는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약 31억2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당시 대학생이었던 딸의 명의로 새마을금고로부터 11억 원의 대출을 받았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국민의힘 이조(이재명·조국)심판 특별위원회는 3일 공개 질의서를 통해 “양 후보 본인이 사기 대출 논란에 대해 해명문을 게재하면서 ‘부동산 중개업소 측에서 이자율이 낮은 금융기관으로 소개해 준 곳이 대구의 어느 새마을금고였다”고 했는데, “경기도에 거주하는 양 후보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매입하는데 수도권이 아닌 대구 수성구 소재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을 받은 점에 의아함을 느낀 국민들이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조심판 특위는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조사하던 과정 중 새마을금고 중앙회 전문이사에 재임 중인 ‘윤도순’이라는 인물에 대한 제보를 받게 되었다”며 “윤씨는 민주당 조직국장 출신으로, 김부겸 전 총리의 전국적인 외곽 조직망인 ‘새희망포럼’에서 2019년 전남지부 출범준비위원장을 역임한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특위는 “윤도순 씨가 2018년부터 현재까지 재임 중인 새마을금고 중앙회 전문이사 자리는, 김부겸 전 총리가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고 있던 2018년 당시 ‘행정안전부의 추천으로 임명됐다’라는 사실이 새마을금고 사내웹진인 ‘MG 새마을금고 웹진 2018년 8월호’에도 기재되어 있다”면서 “구성된 사외이사들 중 금융권과 거리가 먼 경력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실세 장관인 김부겸 전 총리와의 친분으로 무사히 안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다분하다”고 밝혔다.
이조심판 특위는 “민주당의 당직자 출신으로 현재까지 새마을금고 중앙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윤도순 전문이사의 존재라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양문석 후보의 불법사기대출이 다른 곳도 아닌 김부겸 총리의 지역구였던 대구 수성구 소재 새마을금고에서 이뤄진 것이 상당 부분 납득이 간다”면서 “이러한 맥락에서 김부겸 위원장이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조우한 양문석 후보에게 ‘어쨌든간에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거 당신밖에 없다, 여기서 새로운게 더 나오면 그거는 누구도 보호 못한다’고 어깨를 툭툭 친 언행이 의미심장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 수성구를 근거지로 한 유력 정치인이자, 현직 새마을금고 중앙회 전문이사와 깊은 인연이 있는 김부겸 위원장이 이 사건의 전모에 대해 애초부터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조심판 특위는 “김부겸 위원장은 양문석 후보의 불법사기대출과 관련해 새마을금고 중앙회 윤도순 전문이사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 받았는지, 또는 본인의 지역구였던 대구 수성구 소재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닌지 명확히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특위는 “윤도순 전문이사는 김부겸 위원장과 정치적 인연 뿐만 아니라 서울대 정치학과 학연으로도 이어져있고, 현재 김부겸 위원장은 경기도 양평 강상면에, 윤도순 전문이사는 경기도 양평 강하면에 거주하는 이웃 사이”라면서 “두 사람의 지연과 학연, 정치적 인연 등을 감안했을 때 양 후보의 대출 건이 논의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이어 “김부겸 위원장이 처음부터 양 후보의 불법사기대출의 전모를 알고 있었거나 혹은 암묵적으로 가담했다면 이 사건은 개인 범죄가 아니라 조직 범죄가 된다”며 “김 위원장은 이조심판 특위가 제기한 공개질의에 대해, 4일 오전까지 국민 앞에 이 의혹을 소상히 해명하여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부겸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질의서에서 제기한 의혹은 소설이며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3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소재지는 수성갑 지역구가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수성을이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의원 출신의 영향력으로 대출이 이뤄진 것처럼 의혹을 제기했으니 내가 대출에 관여했다는 의혹 제기는 어불성설이다. 국민의힘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제대로 확인했어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 역시 틀렸다. 나는 양평군 강상면이 아니라 강하면에 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윤도순씨는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공석이었던 새마을금고 전문이사로 추천 요청이 들어와서 추천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보좌관 출신이라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추천 후 업무와 관련한 만남이나 통화를 한 적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므로 윤도순씨와 양문석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선 일절 아는 바 없다. 양문석 후보 11억원 대출도 이번에 알았다. 따라서 양문석 대출에 내가 관여했다는 의혹 제기는 사실무근이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흑색선전에 가까운 의혹제기를 중단하고,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감사 결과를 차분히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