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경기 안성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가 저출산·고물가 등 민생 현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정치를 복원하라고 국민이 명령하는 선거가 이번 총선”이라고 했다. /장련성 기자

본지는 오는 4·10 총선에서 대결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령탑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인터뷰에 이어 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인터뷰를 싣는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4일 경기 안성을 시작으로 충북·세종·충남을 순회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선대위에 합류한 뒤 전국을 다니며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그는 4일 안성에서 본지와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총선이 끝나면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만나야 한다”며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가 저출산·고물가 등 민생 현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정치를 복원하라고 국민이 명령하는 선거가 이번 4·10 총선”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민심은 어떤가.

“유세 현장에선 정권 심판론이 잘 먹힌다. 하지만 중도·무당층 국민들께선 지역구 후보가 능력이 있는지, 각 정당은 선거 이후 국정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까지 고민하고 계신다. 민주당이 제1 야당으로 국정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경기 안성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저출산·고물가 등 민생 현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정치를 복원하라고 국민이 명령하는 선거가 이번 총선”이라고 했다. / 장련성 기자

-‘야권 200석 압승론’도 나온다.

“정치판 속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선거 사흘 전 마음을 결정하는 국민이 30% 내외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 가져간 다음 후유증도 국민이 다 지켜보셨다. 여당에선 또 ‘개헌 선이 무너진다’는 식으로 엄살을 떨어야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도 있다.”

-선거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나.

“수도권에서 5% 이내 경합 우세를 보이는 곳이 30~40곳 정도 된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왔다 갔다 하는 곳이다. 2012년 총선 때 막말 파동으로 민주당 의석이 막판에 20석은 날아갔다고 보지 않나. 선거는 끝까지 봐야 안다.”

-여당 텃밭인 강남·분당에서도 민주당이 선전하고 있다.

“의료 대란 관련한 의사 표심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제가 주말에 그쪽으로 지원 유세를 나가는데, ‘국정 반대 세력’ 이미지를 넘어서서 책임감 있고 안정적인 대안 수권 정당이 되겠다고 말씀드리려 한다.”

-조국혁신당의 약진을 예상했나.

“예측 못 했다. 에너지가 대단하다. 검찰이 너무했다는 국민 정서도 상당하다. 2심 형량 이런 얘긴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한 가족을 작살을 내냐’는 것이다.”

-민주당 비례 정당은 상대적으로 부진한데.

“더불어민주연합이 10석 정도밖에 못 얻을 수도 있다. 현장에 가서 좀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계속 협력하고 토론하고 경쟁하는 관계로 갈 것이다. 야권으로서도 조국 대표 같은 리더가 나타나 다양한 목소리를 내주는 게 바람직하다.

4월 4일 오전 경기도 안성의 한 카페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공동 선대위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 장련성 기자

-200석 확보 후 탄핵이나 개헌 주장까지 나온다.

“우리 국민은 분명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헌정이 또 표류해야 하나. 양 진영 지지자들 간에 내전에 준하는 엄청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서민 삶이 어려운데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을 하면 안 된다.”

-‘비명 횡사’ 공천 파동 와중에 양문석·김준혁 같은 논란 후보도 공천을 받았다.

“(비명인) 임종석 전 실장, 박용진 의원 같은 분들은 큰 정치 지도자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문제의 후보들은 선거 과정에서 국민에게 검증받고 있다고 본다.”

-공천 과정에서 극도의 분열·증오·분노 같은 극단 정치의 단면이 드러났다.

“우리 지지층이나 일부 팬덤도 ‘동네 골목대장’을 만들 생각은 없을 것이다. 극단 문화가 다수 국민의 보편성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또한 선거다. 이번 총선이 그런 문화를 리셋(초기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민주당이 또 다수당이 되면 폭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와 회동하며 국정 운영 방식을 바꾸면 민주당에서도 대한민국 공동체의 장래를 함께 책임지자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후보들도 국회의원 신분이 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진보당 등과 연대하는 데 불안감을 드러낸 지지층도 있다.

“그분들이 제도권 바깥에서 한계를 느껴 국회로 들어오려는 것 아닌가. 그걸 침투라고 하는데 거꾸로 보면 제도권의 규제에 적응한다는 말도 된다. 제도권에서 더 무거운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총선 후 구상은?

“(살고 있던 경기도) 양평으로 돌아간다. 그간 해오던 자립 준비 청년 지원 활동에 힘을 쓸 예정이다.”

/안성=원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