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일제히 투표를 했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 모두 배우자 없이 혼자 투표를 했다. 통상 대선·총선 때면 대통령이나 여야 대표 같은 주요 정치인의 경우 부부가 함께 투표소를 찾았던 전례와 비교해 독특한 풍경이라는 정치권 반응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 진해구에서 ‘부산항 신항 7부두’ 개장식에 참석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이에 앞서 인근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오후에는 식목일을 맞아 부산 강서구 명지근린공원에서 열리는 식목일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김건희 여사의 경우 별도로 투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김 여사가 대외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일정 참석차 PK(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사전투표일을 맞아 자연스럽게 홀로 투표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대전에서 홀로 투표를 했다. 이 대표는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방문해 인근 대전 중구 은행선화동 사전투표소에서 홀로 사전투표를 했다. 이 대표는 “‘입틀막’ 당한 카이스트 학생들과 함께 과학기술의 중요성, 정부 정책의 무지함, 이런 것들도 지적하고 싶었다”며 “연구개발 영역의 낭비가 많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는 건 정말로 무지한 이유”라며 윤석열 정권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사전투표 장소를 윤 정권 비판에 맞는 곳으로 선택한 것이었지만 김혜경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서도 정치권에서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 등이 제기된 김 여사를 이 대표가 일부러 노출시키지 않으려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서울 신촌에서 나홀로 사전투표를 했다. 이화여대 등 대학들이 몰려 있는 신촌에서 2030 세대의 투표를 독려하는 한편, ‘이대생 성상납’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준혁 민주당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장소로 풀이됐다. 실제 한 위원장은 투표를 마치고 “민주당은 김준혁 머리 속에 들어있는 그런 생각들을 대한민국 미래의 표준이 되게 하려는 건가”라며 “사전 투표에 나가달라. 조국당 면면을 봐달라. 그런 사람들이 득세하고 그런 사람들의 기준에 맞는 대한민국을 만드실 거냐”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 역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판 이후 공개석상에서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와 함께 나선 적이 없다. 야권에서 한 위원장 자녀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