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사전 투표 첫날인 5일. 경기 화성을 지역인 동탄2신도시에서 만난 유권자 상당수는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민주당 공영운 후보의 ‘아들 부동산 꼼수 증여’ 논란이 확산한 데다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영향이 컸다.
60세 박정란씨는 “난 민주당 지지자인데, 이준석이 동탄호수공원에서 유세하는 걸 보고 감동했다”며 “공약도 구체적이고 과거 잘못에 대해 ‘너무 어려서 그랬다’고 반성도 하더라. 이준석 부모가 옷에 ‘아빠’ ‘엄마’ 써서 돌아다니는데 나도 엄마인 입장에서 마음으로 안아주고 싶었다”고 했다. 박씨는 “이준석은 3번 낙선했는데 이번도 떨어지면 안 되지 않느냐”며 “잘할 수 있는 애니까 좀 밀어주고 싶다. 걔가 다시 저쪽(여당)으로 붙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40세 남성 박모씨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지만, 정책에 일관성이 없는 것 같다”며 “이 후보와 공 후보 중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공 후보가 신선한 것 같은데 이 후보는 여권에서 밀려난 것 같아 불쌍하다”며 “이 후보는 지역을 엄청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61세 남성 홍모씨는 “공 후보는 현대자동차 사장을 했던 사람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하지 않느냐”며 “이 후보는 싸가지가 없고, 보수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이혼했다지만 언제 다시 합칠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공 후보가 아들에게 부동산을 편법으로 증여했으면 문제가 있지만, 증여세 등 낼 것 다 내고 정직하게 했지 않느냐”고 했다. 이은혜(28)씨는 “공 후보의 아들 부동산 증여는 좀 별로긴 한데,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며 “보육교사 입장에서 유보 통합을 추진하는 지금의 국민의힘보다 민주당 집권 시기가 더 나았던 것 같다”고 했다.
70세 여성 박모씨는 “윤석열 정부가 남은 임기 3년 동안에라도 잘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에게 사전 투표를 했다”며 “이준석도 좋아하는데 연예인 같은 존재이지 친숙한 우리 동네 국회의원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화성을의 흔들리는 판세는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중·하순 조사에서는 공 후보가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는데, 이 후보가 이달 초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YTN의 지난 2~3일 조사(성인 501명 대상)에서는 공 후보 40%, 이 후보 31%로, 9%포인트 격차로 좁혀졌다. 한 후보는 14%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