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여당의 참패와 야권의 대승으로 끝난 4·10 총선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 국정 전반을 되돌아보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이 말하고, “민생 경제 회복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개혁 과제 추진에 더욱 매진하겠다.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조속히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압도적인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될 22대 국회에 대해선 “국정의 파트너”라며, “더 많이 대화하고 더 깊이 협력하며 국민의 뜻에 함께 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 총리의 발언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나온 것이다. 이날 국무회의는 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은 채 한 총리 주재로 진행됐다.

한 총리는 국무위원들에게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부 부처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모든 부처는 ‘원 팀’이 되어 물가 등 당면한 민생 문제 해결과 국정 과제 추진에 매진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국민 입장에서 어떤 취지와 효과가 있는지, 상세하고 투명하게 설명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다음은 한 총리의 모두발언 전문.

한덕수 국무총리 지금부터 제16회 국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관리에 애써 주신 공직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정부는 총선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 국민의 기대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국정 전반을 되돌아보며, 민생 경제 회복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개혁 과제 추진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새롭게 구성될 제22대 국회와는 더 많이 대화하고 더 깊이 협력하며, 국정의 파트너로서 국민의 뜻에 함께 부응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 고용 등 여러 지표에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께서 느끼시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정부는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조속히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부 부처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정부의 모든 부처는 원 팀이 되어 물가 등 당면한 민생 문제 해결과 국정 과제 추진에 매진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그동안 국민께 약속드린 민생 과제들이 신속히 추진되어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국민의 입장에서 어떠한 취지와 효과가 있는지 국민 입장에서 상세하고 투명하게 설명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한 달여 남은 21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과 긴밀히 협력하여 시급한 민생 경제 법안 등을 최대한 처리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국무회의에는 2023년도 국가 재정 결산 결과가 보고됩니다. 재정은 국가 경제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이에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로 전환하여 2027년 국가 채무를 GDP 기준 53% 수준에서 억제한다는 목표 하에 역대 최고 수준의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였고, 재정 총량을 엄격하게 관리해 왔습니다. 그 결과 국가 채무 증가세는 급격하게 둔화되었고, 주요 국제 신용 평가사들은 우리의 대외 신인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예상치 못한 세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출 구조조정 노력으로 추가 국채 발행 없이 국가 채무를 계획 내에서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건전 재정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면서 미래 세대에게 빚과 부담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정부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지켜나가면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들께서 피부로 체감하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야외 활동 인구와 나들이 인파가 증가하고 각종 지역 행사 등이 열리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지자체는 소관 분야 안전 현장을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는 사전에 신속하게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봄철은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관계 부처와 지자체는 긴밀한 공조 체제를 가동하여 산불 예방과 현장에서의 신속한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