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2대 총선을 거치면서 ‘순도 100%’ 친명(親明)당으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 현역 교체율은 42.5%였다. 지난 21대 총선 민주당 현역 교체율(27.9%)에 비해서는 14.6%포인트 상승했고, 국민의힘(34.5%)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있었던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의 ‘가결파’로 지목된 의원들이 전부 타깃이 됐다. 새로 도입된 ‘하위 10%’ 평가 현역 의원에게 경선 30% 감산 룰이 얹히면서 ‘족집게’처럼 비명·비주류 진영 인사들을 걸러냈다는 평가다. 체포 동의안 사태 때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의원, 친문 진영의 홍영표·전해철·강병원·양기대·윤영찬 의원, 비주류 전혜숙·박용진·김한정·이용빈·이용우 의원 등이 친명계 신인, 영입 인사들과 치른 경선에서 대거 탈락했다.
현역 교체율이 절반에 가까운 만큼 22대 국회는 초선이 압도적 다수가 되고, 22대 첫 원내 지도부도 친명 성향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영입, 공천 과정을 주도한 현 지도부에 빚이 있는 초선들이 다수인 만큼 첫 원내대표는 강성 친명 인사가 유리한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군으로 김성환·김병기·김민석 의원 등 이번에 3선이 되는 친명계 인사들의 이름이 나온다.
8월로 예정돼 있는 차기 전당대회도 현 이재명 체제를 이을 수 있는 친명계 정청래·우원식·박찬대 의원 등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당대표 재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당대표 연임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당분간은 당과 원내 주도권을 완벽하게 친명계가 쥐게 된다는 얘기다.
비주류 핵심·중진 의원이 대거 낙천·탈당한 만큼 다른 목소리를 낼 사람도 사실상 사라졌다. 낙천한 한 비주류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이번 경선에서 봤듯이 당원 구성 자체도 친명이 압도적 다수인 구조로 변화됐다”며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의 당이 됐고 현재로서는 이 공고한 체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