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 ‘올드보이’의 대명사인 박지원 후보(전남 해남·완도·진도)가 귀환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 후보는 2008년부터 전남 목포에서 3차례 내리 당선됐으나 지난 총선에서는 제3지대 정당인 민생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고,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전남 목포에서 해남·완도·진도로 옮겼다. 박 후보는 이 지역구 현역 윤재갑 의원과의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고, 당선이 확실시된다. 박 후보는 5선으로 22대 최고령(82세) 의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2007년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전북 전주병) 후보도 국회로 돌아온다. 정 후보는 앞서 전주병에서 3차례 당선됐었고 대선 출마 뒤엔 서울 동작을과 강남을, 관악을 등에 출마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16년 국민의당 소속으로 전주병에 돌아온 정 후보는 지난 총선에선 낙선했으나 2022년 민주당에 복당했고, 경선에서 지난 총선 경쟁자였던 현역 김성주 의원을 누르고 5선 고지에 올랐다.
민주당 소속으로 강남을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후보도 중·성동갑 개표에서 국민의힘 ‘경제통’ 윤희숙 후보에게 앞서고 있다. 4년 만에 국회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험지인 부산에선 전재수 후보가 북구 갑에서 3선이 유력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영부인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장과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낸 전 후보는 2006년부터 부산 북구청장과 북구 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4수 끝에 2016년 당선됐고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선 부산시장을 지낸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와의 대결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서울고검장 출신 이성윤 후보는 민주당 텃밭인 전북 전주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고, 이후 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조국 전 장관 아들 ‘허위 인턴 활동 확인서’ 발급 사건 등에 대한 처리를 두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했다. 지난 2월 민주당에 “검찰 개혁 대표 인재”로 영입됐다.
민주당 지도부 내 유일한 비명(비이재명)·친문계인 고민정 후보는 광진을에서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에게 앞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맞붙어 승리했고, 이번에 당선되면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후보와의 대결에서 또 한 번 승리하는 것이 된다. 고 후보는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 과정에 반발해 한때 최고위원직 수행을 거부하기도 했고, 친명계 일색으로 바뀌는 22대 국회에서도 당 지도부 중 유일한 비명계로 남을 전망이다.
올 초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이언주(경기 용인정) 후보도 국민의힘 강철호 후보에게 앞섰다. 이 후보는 민주당으로 2차례 당선된 뒤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으로 옮겨 활동했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합류해 지난 총선에 출마했다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다시 당적을 바꿨다. ‘정치 1번지’라는 별칭이 있는 서울 종로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후보가 감사원장 출신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에 승리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이재명 대표 비서 출신인 모경종 후보도 인천 서구 병에 처음 출마해 당선됐다. 문재인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내고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 아내 김혜경씨를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권향엽 후보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