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후보가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4·10 총선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22대 총선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를 뒤엎는 선거구가 속출했다. 특히 여야가 주요 격전지로 꼽았던 선거구의 결과가 주로 뒤집혔다. 나경원·안철수·이준석 등 주로 보수 진영 후보가 ‘출구조사 낙선’ 결과에서 기사회생했다.

◆출구조사 틀린 지역, 한결같이 野→與로 뒤집혀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동작을 ▲서울 마포갑 ▲서울 용산구 ▲ 서울 도봉구 ▲경기 성남 분당갑 ▲경기 화성을 등의 지역에서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앞선 출구조사에서 서울 동작을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47.7%)가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52.3%)에게 4.6%포인트 차이로 뒤처진다고 나왔다. 그러나 이날 오전 7시 기준 99.98%가 개표된 상황에서 결과는 완전히 뒤집혔다. 나경원 후보(54.01%)는 류삼영 후보(45.98%)를 8.03%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나 후보는 당선을 확정 짓고 “출구조사 보고 다들 어디 갔다 왔다 그러는데 용궁 갔다 왔다”고 했다.

서울 마포갑 역시 출구조사에서는 이지은 민주당 후보(52.9%)가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43.5%)를 이긴다고 예측됐다. 하지만 개표가 완료된 결과를 보면, 조정훈 후보(48.3%)가 이지은 후보(47.7%)를 이겼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구갑 후보가 11일 서울 도봉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되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분당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지지자들과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뉴시스

이른바 ‘MZ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서울 도봉갑에서는 안귀령 민주당 후보(52.4%)가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45.5%)를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투표함을 열자 김재섭 후보가 49.05%를 얻어 안귀령 후보(47.89%)에 승리했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선 이광재 민주당 후보(52.8%)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47.2%)를 상대로 승리한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는 안철수 후보(53.27%)와 이광재 후보(45.72%)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여울공원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첫 금배지를 달게 됐다. 앞서 경기 화성을 출구조사에서는 공영운 민주당 후보가 43.7%, 이준석 후보가 40.5%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개표가 99.99% 진행된 결과, 이준석 후보(42.41%)는 공영운 후보(39.73%)를 앞질렀다.

◆‘60세 이상’이 견인한 사전투표 증가가 변수였다

이처럼 출구조사가 다양한 지역에서 틀렸지만, 틀리는 방향성은 한결같았다. 실제 결과에 비해 민주당에 유리하게 나왔다가 뒤집힌 것이다.

‘고령층이 견인한 사전투표율 상승’이 중요한 원인이란 분석이다.

출구조사는 통상적으로 투표소 출구에서 나오는 매 5번째 투표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어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치 조정을 거친다. 지난 대선에서는 출구조사 득표율에서 진보정당 대선 후보에 5%포인트를 더하고, 보수정당 후보에 5%포인트를 뺐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계열 정당이 유리하다’는 예측치를 반영한 결과였다.

그런 이번 총선은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게다가 사전투표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37.7%였다. 4년전 총선(30.6%)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이에 비해 야당 지지세가 강한 40·50대가 사전투표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선거에 대해 소폭 줄었다. 40대는 사전투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총선 17.7%에서 이번엔 15.7%로 줄었다. 50대는 21.9%에서 22.5%로 살짝 늘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60대 이상은 여권 지지, 40·50대는 야권 지지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60대의 50%, 70대 이상에선 69%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50대(32%)나 40대(20%)에 비해 확연한 여권 지지 성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