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서도 ‘압도적 과반’을 이어갈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친명(親明) 일색’으로 꾸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 42.5%를 교체하면서 그 자리에 친명·영입 인재 인사들을 넣었고 이 중 다수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면면으로는 ‘개딸’과 가까운 강성 친명 인사들이 눈에 띄지만, 고위 관료·검찰 출신 인사도 다수 포함됐다. 공격과 수비 역할 분담이 가능한, 이재명 대표의 ‘대선 플랜’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도드라지는 것은 양문석(경기 안산갑)·김준혁(수원정) 당선인으로 대표되는 ‘전투력’ 센 친명 원외 그룹이다. 양문석 당선인은 선거 막바지 불거진 ‘11억원 사기 대출’ 의혹을 “편법”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목숨 걸고 언론과 싸울 것”이라고 했었다. 양 당선인과 같은 야당 몫 방송통신위원이었던 김현(안산을)·최민희(남양주갑) 당선인도 친명계로 분류되는데, 22대 국회에서 ‘언론 개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친문(親文) 진영과 갈등을 빚으며 탈당했다가 이 대표의 권유로 복당한 이언주(용인정) 당선인도 대여(對與) 최전방 공격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공 관저 개입’ 의혹 제기로 용산 대통령실이 고발한 부승찬(용인병) 당선인, 정청래 최고위원 보좌관 출신인 김성회(고양갑) 당선인도 ‘스피커’ 역할을 하는 친명 인사다.
이 대표는 특히 22대 국회에서 자신과 오랜 인연이 있는 ‘찐명’들을 곁에 두게 됐다. 원외 강성 친명 그룹인 ‘더민주혁신회의’를 이끄는 김우영(서울 은평을) 당선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이연희(충북 청주흥덕) 당선인, 대선 때부터 대변인을 지낸 정진욱(광주 동남갑)·한민수(서울 강북을) 당선인 등이 ‘이너서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무수석(윤종군·경기 안성), 정책수석(조계원·전남 여수을), 청년비서관(모경종·인천 서구병), 평화부지사(이재강·경기 의정부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안태준·광주을), 경기도신용보증재단 이사(김문수·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등도 모두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라고 불리는 이 대표와 가까운 검찰·변호사 출신들도 대거 승리하면서, 민주당의 법조 라인도 크게 보강될 전망이다. 고검장 출신만 양부남(광주 서을)·박균택(광주 광산갑)·이성윤(전북 전주을) 당선인 등 세 명이다. 양 당선인은 민주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여러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며 ‘이재명의 호위 무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 당선인은 대장동 사건, 위증 교사 사건 등 이 대표의 형사 사건을 변호했다. 이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며 대립각을 세웠었다.
이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변호를 맡은 이건태(경기 부천병)·김동아(서울 서대문갑) 후보, 또 다른 이 대표의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변호한 김기표(경기 부천을) 후보도 당선됐다. 향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당 차원에서 보다 즉각적·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진용이 짜인 것이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위성락 전 주러 대사,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은 이 대표에게 외교·조세·의료 분야의 정책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다. 영입 인재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대전 유성을), 손명수 전 국토부 2차관(경기 용인을), 차지호 카이스트 교수(오산) 등도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된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인 안도걸(광주 동남을) 당선인도 이 대표의 ‘캐비닛’ 구성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 비명계 중진들이 대거 물갈이됐는데, 국회에 복귀하는 다선 그룹인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정동영(전북 전주병), 이춘석(전북 익산갑) 당선인 등이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